익산시 금마농공단지 부지가 숙박 및 공연시설을 갖춘 백제무왕역사공원으로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익산시는 지난 4월 금마농공단지 활용방안에 대한 용역을 발주했고, 지난 18일 최종보고회를 열었다.

금마면 동고도리 일대 32만5,582㎡(9만8천여평) 부지는 2008년 익산시가 전북도로부터 농공단지로 승인받았으나 2010년 12월 이곳이 문화재청으로부터 고도지구로 지정되면서 지난해 단지 지정이 해제됐다.

이날 용역을 맡은 국토연구원 관계자는 이곳을 백제 무왕을 주제로 한 백제문화테마파크로 만들고 일부에는 백제전통농경단지를 추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공원 안에는 야외공연장과 두 개의 실내공연장, 백제문화재현전시관, 백제복식문화원, 마한시대 움막시설, 한옥형 숙박시설, 전통식당을 건립하고 주변에는 야생벼 재배단지, 서동 마 체험장 및 판매장, 주말농장 등을 조성한다는 것.

공연장에서는 서동과 선화공주의 사랑이야기와 무왕 즉위식을 주제로 한 뮤지컬, 무왕행차와 수문장 교대식을 다룬 '무왕의 꿈' 공연, 미륵사 및 왕궁 창건식을 재현한 연극을 진행하고 야외무대에서는 황산벌전투를 재현하며 의자왕의 즉위와 삼천궁녀가 나오는 백제의 멸망 과정을 주제로 연극을 펼친다.

백제문화재현전시관에서는 청동기시대의 마한백제에서 무왕의 익산천도, 백제의 멸망과 보덕국 시대, 후백제의 생성과 고려 건국까지를 알 수 있는 모형(미니어처)을 제작해 전시한다.

백제복식문화원에는 백제 전통의복과 전통문양 및 장신구를 재현해 전시, 판매하고 방문객들이 의복을 입어보거나 염색해보는 체험을 선사하며, 전통의복 전문가의 작품도 전시한다.

숙박공간에는 백제시대 전통가옥(한옥)과 마한 때의 움막, 나무집을 만들어 관광객들이 자고 갈 수 있도록 하고, 백제전통한식당을 지어 한정식이나 마 음식을 제공한다. 또 아로마세라피 및 마사지 기능을 갖춘 한증막이 들어선다.

전통농경테마단지에는 적미(赤米:앵미) 같은 야생벼 재배시설, 서동마 농장 및 판매시설, 가족단위 주말농장이 들어선다.

이외에도 소규모 백제식 정원, 미륵사 탑 및 백제왕궁 모형, 전통무술과 마상무예·활쏘기를 체험할 수 있는 전통무예공연장과 궁사대, 미륵사탑 모형에서 백제왕궁 모형을 거쳐 백제문화재현전시관까지 이어지는 기와지붕식 복도(회랑), 주차장, 매표소, 관광안내소가 들어선다.

총 사업비는 1,413억원으로 추계됐는데, 용역보고회에 참석한 공무원들은 보고서에 대해 많은 이견을 내놨다.

백제복식문화원과 공연 및 전시물 기획 및 제작, 숙박시설, 식당, 사우나 등은 민간인이 투자해야 하는데 이는 전체사업비에서 585억원이나 된다. 따라서 보고서에 제시된 상품으로 수백억의 민자 유치가 가능하겠느냐는 것이다.

국비와 지방비 투자분이 828억원인데, 보고서에 제시된 사업내용은 국비를 지원받기 곤란하다는 점도 거론됐다.

또 공연시설을 설치하려면 공연에 필요한 소재가 있어야 하는데 이게 부족하고, 보고서에 제시된 공연프로그램으로 관광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을지, 이곳의 숙박시설이 함라면  한옥체험마을과 차별화될 수 있을지, 시설을 지어놓고 나중에 관리 운영비를 어떻게 충당할지 등의 문제도 나왔다.

아울러 단계별로 사업을 진행할 경우 관광객들이 오지 않아 민간자본 유치가 불가능하게 되는 상황이 올 수 도 있다.

또 마를 소재로 하는 전통식당 유치는 신중해야 하는데, 시민들 사이에서는 기존 식당에서 선보이고 있는 마 관련 음식에 대해 '보기는 좋은데 맛이 없다'는 반응이 많이 나오고 있다.

국토연구원은 문제점을 수정한 뒤 이달 안으로 최종보고서를 익산시에 납품할 예정이지만, 전체적으로 사업내용이 너저분하고 테마공원을 각인시킬 뚜렷한 특징과 상징물이 없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