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지방선거와 관련해 지역에서 후보간 고소와 고발이 난무하면서, 이를 계도해야 할 익산시선거관리위원회의 고무줄 잣대와 미온적인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익산시선관위는 그간 포착된 선거법 위반 정황과 혐의에 대해 경고조치를 13회 내리는 데 그쳤다. 악의적인 선거범죄 이외에는 고발하지 않고 경고 조치한다는 내용의 선관위 내부 지침에 따른 결과다.

이와 같이 선관위가 명백한 선거법 위반 행위에 대해 경고 조치만으로 사건을 마무리하면서, 선관위의 솜방망이 처벌이 후보자들에게 “이 정도는 해도 경고 뿐”이라는 인식을 심어 주고 결국 흑색 비방과 각종 네거티브가 난무하는 상황에 이르게 하는 데 일조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그간 익산시장 일부 후보들이 자체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부분만을 추출해 문자로 유포하는가 하면, 상대 후보와 관련된 각종 의혹 제기가 이어지고 근거 없는 악성 소문이 회자돼 끊임없이 확대되고 재생산되는 행태가 이어졌다. 뿐만 아니라 정책 대결보다는 상대 후보 흠집 내기에 급급한 선거 전략이 판을 치며 유권자인 시민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한 시점에서 선거가 다가올수록 이와 같은 행태가 극성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엄정하고 강력한 선관위의 대응이 요구되는 이유다.

이에 대해 익산시선관위 관계자는 “도선관위나 중앙선관위가 벌금 100만원 이하의 사안이라고 판단할 경우, 고발하지 않고 경고 조치를 내리고 있다”고 해명했다.

지만 엄정해야 할 선관위의 판단과 대처가 그동안의 사례에 비춰볼 때 객관적이고 일관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 또한 일고 있다.

일례로 선관위는 일부 시장 후보 측의 허위사실 문자 유포와 관련해 악의적인 선거범죄 임에도 불구하고 해당 후보 측이 곧바로 정정해 문자를 발송하고 기존의 허위사실이 이후 허위사실이 아니게 됐다는 이유로 경고 조치에 그쳤다. 문자를 유포할 당시의 행위는 명백하게 악의적인 선거범죄임에도 불구하고, 이후의 상황을 고려해 고발하지 않고 경고 조치에 그쳤던 것.

외에도 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특정 후보의 홍보 인쇄물을 배부한 사건에 대해서도 경고 조치하는 데 그쳤다. 해당 홍보물이 특정 후보의 선거사무소에서 나왔다는 점과 동시에 세 곳의 지점에서 배부되는 등 조직적인 불법 선거운동의 정황이 포착됐지만, 선관위는 개인적인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며 선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해 경고 조치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선관위의 자의적인 판단과 미온적인 태도가 불법 선거운동을 부추기고 방조하고 있는 셈이라는 여론이 비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