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국 이름만 새정치.. 후퇴한 구태정치 속 일말의 희망 보여 6·4전국동시지방선거가 막을 내린 후 이번 선거를 치르면서 익산시민이 겪어야만 했던 정치적 현실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지역사회 곳곳에서 한꺼번에 터져 나오고 있다. 전북 15곳의 투표구 중 익산시가 53%의 투표율로 최하위를 기록한 것 역시 정치에 대한 불신 때문으로 해석되는 까닭이다. 익산시의 이번 선거는 결론적으로 ‘새정치’에 대한 열망을 품었던 시민들에게 구태정치를 답습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며, 이는 시민들의 정치혐오와 무관심을 더욱 공고히 하게 했다는 얘기다. 결국 익산시는 가장 실패한 ‘새정치’의 무대로 전락했고 익산시민들은 그러한 실험의 피해자가 됐다는 주장마저 제기되는 형편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부터 지방선거의 여파를 잠재우고 시민들의 정치혐오를 불식시킬 수 있도록 변화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며, 이는 곧 지지기반과 기득권이 없는 새로운 정치지형으로의 재편 요구로 번지고 있다. 본디 익산의 정치지형은 새정치 실현에 적합한 좋은 여건으로 여겨졌다. 안철수 의원으로 대표되는 새정치에 대한 열망이 특별했고 새정치를 실현하겠다고 나선 인물들도 부지기수로 많았다. 특히 민주당에 대한 불신 분위기가 팽배해지면서 ‘새정치’ 세력이 대안으로 대두됐으며, 시민들의 기대감이 한껏 부풀어 올랐다. 하지만 수십 년 간 유지돼온 일당 독주 체제의 변화는 희망뿐이었다. 민주당과의 통합과 무공천 철회로 인해 시민들을 바라보던 익산시의 선거판은 정당을 바라보는 형국으로 급변하고 말았다. 더구나 섞이지 못한 두 세력으로 불안하던 공천은 파행을 거듭했고 급기야 경선불복 후보들이 부지기수로 생길 정도로 ‘막장 드라마’를 연출했다. 그 과정에서 정작 시민들은 오락가락하는 여론조사에 시달리면서도 나눠먹기 공천과 정책실종 선거를 치러야 했으며 온갖 네거티브로 얼룩진 선거운동에도 눈살을 찌푸려야 했던 것이 사실이다. 고소와 고발이 난무했고 근거 없는 네거티브가 판을 쳤다. 선관위는 이를 방치하다시피 하며 혼란을 더욱 키우는데 한 몫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이번 6·4 지방선거는 새정치를 외치는 정치권이 오히려 시민들을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아 실망과 좌절을 잔뜩 남겼다는 평가로 귀결되고 있다. 한 시민의 “대체 무엇이 새정치다운 것이었는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 익산 정치의 현주소를 대변하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전국 어느 도시보다 익산시에서는 새정치의 철학이 잘 들어맞을 가능성이 컸고 그만큼 시민들의 기대도 컸다”며 “누구나 인정할 정도로 후퇴하고 말았지만 이제 선거 이후 변화된 정치지형 속에서 정치인들의 자성의 움직임에 기대를 걸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