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락에 결정적 영향 미친 ‘비리후보’낙인, “자료 많다”는 주장은 ‘사실무근’
박경철 당선인이 특정 명칭 사용 등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피소된 것을 계기로, 6.4지방선거 과정에서 박경철 후보가 이한수 후보를 상대로 제기한 각종 의혹들이 검증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가운데, 이한수 후보가 이미 정해져있던 소각장 건설 사업자를 다른 사업자로 바꿔 추진했다고 단정한 부분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박경철 후보는 텔레비전 토론회에서 이한수 후보를 상대로, 소각장 건설을 않겠다고 약속해 놓고 강행한 사실을 추궁하면서 “채규정 시장이 분명히 코오롱으로 결정했던(만들었던) 소각로를 왜 갑자기 취임해서 바꿨는지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압박했다. 이에 대해 이한수 후보가 사실을 부인하자 박경철 후보는 A4용지를 들어보이면서 “저도 근거를 가지고 있어요. 익산시민들이 다 알고 있는 사실 부인하지 마세요”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채규정 시장 체제에서는 소각장 건설 사업자 결정과 관련한 어떤 행정절차도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소각장 발주 업무를 담당했던 공무원은 “이미 코오롱으로 업체가 결정된 사항을 이 시장이 대우건설로 바꿨다는 것은 근거 없는 억측일 뿐이다. 서류를 검토해보면 명약관화한 일”이라며 “당시 일부 언론매체가 제기한 유착 의혹을 그대로 가져다 읊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박경철 후보가 토론회 과정에서 들어보인 A4용지가 어떤 것인지, 결정되어 있던 사업자를 다른 사업자로 바꿨다고 단정한 근거가 무엇인지 밝히지 못하면 허위사실 유포가 된다.
박경철 후보의 소각장 의혹제기는 시민들 앞에서 이한수 후보를 비리공직자로 낙인찍는 결정적인 행위였기 때문에 이에 대한 진실규명 책임은 막중하다는 게 시중의 중론이다.
박경철 당선인은 이에 대해 “소각장을 안 하겠다고 한 이 후보가 소각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의혹이 당시 언론매체에 보도됐다”며 “이번 선거에서 그런 부분을 지적한 것인데 이 후보가 지레 겁먹고 마치 근거 없이 허위사실이 유포된 것처럼 반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당선인는 “이번 선거에서 이 후보를 지칭해 의혹 사실을 단정적으로 얘기한 바가 없으며 더욱이 선거에 이용하지도 않았다”며 “소각장 관련해서는 앞으로 많은 서류를 검토하고 의혹을 해소할 것”이라고 강변했다.
하지만 방송토론회를 지켜본 한 시민은 “이한수 후보가 전임시장이 결정해 놓은 사업자를 다른 사업자로 바꿨다면, 그것이 모종의 거래가 없이 이루어질 수 있겠느냐”면서 “당시 이한수 후보가 그렇게 가증스러울 수 없었다”면서 “만약 코오롱으로 결정됐던 것을 대우건설로 바꾼 것이 사실이 아니라면 박경철 당선인은 아주 흉악하고도 위험한 거짓말쟁이다. 이런 사람에게 어떻게 시정을 맡길 수 있겠느냐. 이 사안은 선거의 당락을 결정하고도 남음이 있는 엄중한 문제이기 때문에, 박경철 당선인은 반드시 그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경철 당선인은 최근 인수위 운용 과정에서 소각장 건립 당시의 서류를 대략적으로 검토했지만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 할 근거는 찾아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박경철 당선인은 당선 직후 소통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소각로는 대우로 바꾼 것이 사실이고 자료가 다 있는데, 채규정이가 코오롱으로 갈라고 했던 것이여. 채규정이가 갈라고 했던 자료가 (두 팔로 큰 원을 그리며) 이많큼 많다”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