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은 표’ 행사한 관련 업계 종사자들 ‘분통’

금번 지방선거 이후 박경철 익산시장 당선인의 공약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면서 현실성 없는 공약들이 하나 둘 드러나고 있다. 그 중 대중교통 종사자에 대한 특별지원 공약의 경우 관련부서에서도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당선인 측에 보고했을 정도로 헛공약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박 당선인이 금번 선거에서 제시한 파격적인 여러 공약들 중 대중교통 종사 노동자 특별지원 공약의 경우 일단 공약 단계에서부터 관련법의 이해가 없는 상황에서 만들어졌으며 또한 사실상 약속이행 자체가 어려운 것으로 밝혀졌다.

박 당선인의 선거 공보물에 따르면 택시, 버스, 용달, 퀵서비스, 배달3륜차, 대리운전에 대해 ‘대중교통 종사자 특별 지원’이라는 공약을 내걸고 있지만, 박 당선인이 제시한 교통수단 중 버스 업종만이 관련법상 대중교통에 속하기 때문에 공약 자체부터 모순이 발생하는 셈이다.

이에 택시와 더불어 용달이나 퀵서비스, 대리운전 등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대중교통 종사자로 표현했다손 치더라도 문제는 있다. 해당 공약에 대해 관련부서에서 검토한 결과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및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해당하지 않는 업종에 대해서는 익산시 차원의 지원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얻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택시와 버스, 용달을 제외한 퀵서비스, 배달3륜차, 대리운전 종사자들에게는 사실상 공약을 이행할 수 없는 상황이다. 관련 법규가 없이는 익산시에서 어떠한 지원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러다보니 대리운전 업계 등에서는 허탈한 표정이다. 법률의 테두리 내에서 마땅한 혜택과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사업자들에게는 당선인의 공약이 한 줄기 희망이었기 때문이다.
익산시 대리운전업 관계자 이 모 씨는 “열악한 환경에서 종사하는 업계 사람들이 특별지원을 해 준다는 당선인의 공약을 환영하고 적극적으로 지지했던 것은 물론이었다”며 “하지만 당선되고 나서 법이 없어서 안 된다고 하면 표를 얻기 위한 거짓말이라고밖에 할 수 없으며 분통이 터지는 일”이라고 말했다.

현재 익산시에는 약 5백여 명이 대리운전 업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퀵서비스에도 약 50명 안팎의 시민이 종사하고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이들이 박 당선인의 공약을 믿고 표를 행사했다면 수백 표 이상의 ‘속은 표’가 발생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익산시청 관계자는 “지금 당선인의 공약을 추진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관련 업종이 법 안에 들어올 수 있도록 국토부에 건의하는 일이며 그렇게 인수위를 통해 보고했다”며 “그런 사실에 대해 당선인은 알았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