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사회와 당선인 가교 역할 기대.. “6개월 실장”‘씁쓸’

박경철 익산시장 당선인의 첫 비서실장에 대한 무성한 소문들을 제치고 지난 27일 익산시청 회계과 권혁 계장이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방선거가 이후 최근까지 여러 인물들이 비서실장 물망에 오르는 등 예측이 난무하며 관심이 뜨거웠다.

하지만 정작 박 당선인은 최근 비서실장 인선에 대한 항간에 떠도는 무성한 하마평들을 불식시키는 차원에서 익산시청 6급 공무원을 대상으로 공모해 비서실장을 뽑기로 선언했다.

본디 가장 최측근을 두는 자리로 알려진 비서실장을 공모를 통해 선발하는 것은 파격적인 행보라고 평가됐으며 이후 계장급 공무원들의 접수를 받은 결과 총 7명이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압축작업과 함께 일부의 면접을 거쳐 결국 회계과 계약관리계의 권혁 계장이 박경철 당선인의 비서실장으로 낙점됐다.

이 같은 박 당선인의 행보는 공직경험이 없다는 약점을 보완하고 공직사회와의 긴밀한 교류를 도울 수 있는 비서실장을 뽑아야 한다는 여론을 수용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발탁인사가 아닌 공모제 선발을 행하며 ‘클린인사’ 선언에 이어서 깨끗한 ‘인사 철학’ 이미지를 한층 두텁게 쌓는 효과도 거두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공모제라 해도 일부 면접만으로 비서실장을 뽑는다는 것은 사실상 보여주기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누구에게 어떤 배점이 주어지며 어떤 기준이 적용되는지 알 수 없고 지극히 당선인 개인적인 선택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미 비서실장으로 발탁할 사람을 선정해놓은 다음 공모제라는 형식을 갖춘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공직사회 일각에서 흘러나오는 우려와도 맞닿고 있다. 6급 공무원을 비서실장으로 두는 것은 길어야 6개월이라는 추측이 난무한 이유다. 공무원 사회와의 가교 역할을 한 후 어차피 6개월 이후의 인사에서 최측근 인사를 기용할 것이라는 것이 전반적인 예측이기 때문이다.

이후 비서실장직을 역임했던 공무원은 사무관 진급에 유리할 것이기 때문에 공무원 사회에서 비서실장에 대한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당선인은 인사발탁을 함에 있어서 가장 깨끗한 이미지를 취하는 대신 얻을 것도 충분히 얻는다는 전략을 세운 듯하다”며 “많은 줄서기 시도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당선인이나 익산시를 위해서도 그러한 모습은 철저히 배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와중에 인수위 주변에서 비서실장 내정자를 비롯한 지원자들의 신상이 공개되면서 한차례 파장이 일기도 했다.

정식 발표가 없이 내정자로 알려진 권혁 계장을 비롯해 시청 내 6명의 계장급 직원들의 비서실장 지원 사실이 만천하에 공개되는 일이 발생해 시청 내부에서부터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지원자 중 일부만 면접을 치르고 나머지 지원자에겐 설명도 하지 않는 등 공모제 방식으로 비서실장을 뽑는다는 취지도 결국 그르쳤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비서실장 공모에 지원한 한 공무원은 “1·2차 압축을 통해 극히 일부만 면접을 치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연과 학연을 철저히 배제했고 전북권 출신 중에서 뽑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