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 감사실도 “당사자간 협약 따라야 맞다” 판단
익산시의 유리하게 질의한 유권해석 유도 역시 잘못

<속보> 익산시가 왕궁가축분뇨처리장 민간투자사업체인 뉴워터주식회사에 대한 지연배상금으로 11억2천만원을 부과한 것은 잘못됐다는 감사원의 해석이 내려졌다.

감사원은 보다 더 정밀하게 감사하라면서 전라북도에 사안을 이첩했는데, 전북도 감사실 역시 감사원의 결론을 따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30억 배임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본보 2월 17일자>

왕궁가축분뇨처리장을 시공했던 뉴워터주식회사는 방류수질기준을 맞추지 못해 당초 준공기일인 2011년 6월 28일을 넘기고 이듬해인 2012년 3월 31일까지 총 233일을 지체한 뒤 완공했다.

익산시와 뉴워터주식회사의 협약서에는 “준공예정일을 초과하여 준공하는 경우 사업시행자는 지방계약법시행령 제90조 및 동법 시행규칙 제75조가 정하는 바에 따라 준공예정일 다음날부터 본 사업시설의 준공일까지의 지체상금을 주무관청에 납부하여야 한다”고 못박고 있다.

익산시는 협약을 위반한 뉴워터주식회사에 계약금액(총사업비)에 0.001%의 비율과 지체일수를 곱한 지체상금을 91억2,969만원 중, 상한선인 총사업비의 10%인 42억4천만을 부과해야 하는데, 임의로 기성금 지급분을 공제한 11억2,485만원만 부과했다. 

익산시의 지체상금 산출 내역을 보면, 총사업비 424억3,400만원에서 1회부터 10회까지 지급된 가축분뇨처리장 기성금 350억5,551만원을 공제하고, 민원 때문에 준공기간을 연장해준 저류조공사비 25억5,077만원과, 전체사업 중 분할 가능한 진입도로 개설공사비 기성금 7억원 가량을 공제한 11억2,485만6,548만원을 산정했다.

익산시는 이 사업이 ‘민간투자법’의 법률 적용을 받기 때문에 이같이 지체상금을 산정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본보의 보도를 접하고 이를 감사한 감사원은 이달 초 “익산시가 민간투자법을 적용한 것은 잘못됐다. 협약서가 가장 우선시되므로 협약서대로 지방계약법을 적용해야 한다”면서 더욱 구체적인 감사를 하라고 전라북도에 감사를 이첩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모든 계약은 가장 우선인 협약서를 준용해야 하기 때문에 협약서에 명시된 지방계약법을 따르는 것이 원칙으로, 익산시가 지체상금 계산 기준금액인 총사업비를 산정함에 있어 기성금 지급분을 제외한 것은 협약에 위배된다”면서 “이 사업은 턴키로 일괄발주한 사업이기 때문에 익산시가 총사업비(424억3,400만원)를 기준으로 계산한 지체상금이 아닌, 기성금 지급분을 제외한 사업비로 계산한 지체상금 11억2천여만원을 부과한 것은 잘못이다”고 밝혔다.

익산시는 감사원의 이같은 내용과 전북도 감사실 이첩 통보를 접한 지난 5월 2일에서야 부랴부랴 기재부에 유권해석을 의뢰했다.

기재부는 유권해석을 안행부에 떠넘겼고, 지난달 14일 안행부는 익산시의 유권해석에 대해 “지방계약법 제4조에서는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하여는 다른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 외에는 이 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는 바, 질의의 경우 지방계약법이 아닌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에 따라 실시협약을 체결한 경우라면, 해당법률 및 협약서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는 애매모호한 답변을 보내왔다.

전북도 감사관실은 지난달 30일 전화통화에서 “익산시가 자신에 유리하게 기재부에 유권해석 질의를 했고, 기재부에서 답변을 이첩받은 안행부 역시 애매모호한 답변을 했기 때문에 익산시로 하여금 익산시에 유리한 내용이 아닌 논란의 소지가 있는 모든 의견을 종합해 법제처에 질의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결국 해당법률 및 협약서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안행부가 유권해석을 내리고 있고, 전북도 감사실과 법제처 역시 감사원의 해석대로 ‘협약서’를 가장 우선시할 경우 익산시는 30억원의 지체상금을 더 부과해야 한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