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정가 “민주주의를 선도하는 역량 생겨날 것”

기초선거 공천에 대한 찬반을 묻는 사상 최초의 전당원 투표 결과 찬성표가 67.7%를 기록해 민주당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시장·군수·구청장 및 의회 의원 후보를 공천하지 않게 됐다.

지난 25일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이와 같은 투표 결과를 발표하며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당론으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약속한 정당공천 폐지라는 공약을 지키게 됐고 지방 정치 지형은 일대 변혁이 일어날 수밖에 없게 됐다. 특히 당색이 짙은 호남지방과 영남 지방의 기득권을 깨고 새로운 정치신인들의 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인 익산시도 마찬가지 변화를 기대하게 됐다. 당장 내년 지방선거에서 특정 당을 표기하지 않은 후보들이 선거를 치르게 됨으로써 시민들의 판단이 자유로워졌다. 후보가 추구하는 정책과 철학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이러한 순기능 외에 역기능 또한 간과할 수 없다. 공천제를 통해 인물을 가려내는 기능이 사라져 자칫 후보자 난립으로 이어질 수 있어 어느 때보다 현명한 판단이 필요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그동안 익산 지역에서는 전정희 의원(익산 을)이 상향식공천 개혁특위 부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정당공천제가 폐지될 경우 여성의 정치참여 기회가 줄어들고, 현역 기초단체장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 된다는 이유를 들어 공천제 폐지를 반대해왔다. 또한 전 의원은 기초선거의 정당공천제가 폐지될 경우 여성들의 정치참여 확대를 위해 선거구 내에서 한 명의 여성이 당선자에 포함될 수 있는 여성동반 선출제 마련을 주장해왔기 때문에 어떤 추이로 흘러갈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정당공천제 폐지와 관련해 민주당 이춘석 의원(익산 갑)은 “옳고 그름을 떠나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당위성이나 정당성 문제가 아닌 감정의 문제, 약속과 신뢰의 문제가 더 국민들이 바라는 점이었고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정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라며 “공천제에 대해 대다수가 정치인의 기득권이나 줄 세우기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해본 적도 없고 지역 정치지형에 큰 여파도 없을 것으로 본다. 정체성을 지키는 사람들의 정당으로서 자연히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으로 출마해 민선4기와 5기에 당선됐으며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이한수 시장은 “당원들의 투표를 통해 공천제 폐지가 당론으로 결정된 점은 존중하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이로써 민주당이 혁신되고 정치적으로도 선도적인 역할을 해나갈 역량이 생겨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