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각 위탁처리 비용보다 곱절 비싼 운영비용 낭비할 시설에 198억 투자

한국환경공단, “소각장이 맞다” 익산시, “열 재활용, 소각장 아니다” 강변

익산시 하수슬러지자원화시설 설치사업 공고 핵심이 국가정책을 역행하면서 에너지를 회수할 수 없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익산시로부터 발주를 위탁받은 한국환경공단은, 익산시 금강동 1091-10번지 일원 4천평방미터에 198억원을 투입, 슬러지 100톤을 매일 건조해 에너지를 회수하는 방식의 하수슬러지자원화시설 시설공사 입찰공고를 냈다.

그러나 이 시설은 폐기물 관리법상 재활용 기준인 '건조후 연료화'와는 거리가 먼 단순 소각시설일 뿐이다.

익산시에 따르면, 이 시설에서는 슬러지를 함수율 40% ~ 60%까지 건조해 소각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회수(보일러 가동)해 공정내에서 재활용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함수율 45 ~ 60%로 부분 건조한 하수슬러지를 소각해 발생되는 열을 시설운전 동력으로 재활용해 처리비용을 절감하겠다는 구상은 전혀 현실성이 없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약간의 열에너지가 생산될 수도 있지만 연소를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추가 에너지(비용)가 필요하기 때문에 회수되는 열은 의미가 없다.

이에 대해 한국환경공단 시설설계팀 임은희 담당은 지난 30일, 생슬러지를 1차 건조해 수분함유량이 45% ~ 60%인 건조슬러지를 2차 소각하는 과정에서 폐열을 회수한다는 것을 에너지 회수라고 볼 수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미 1차 건조에 사용한 에너지(비용)가 있고, 2차 소각(비용) 과정에서 에너지가 변환되면서 에너지 손실이 계속 발생하기 때문에 에너지를 회수한다는 관점은 균형이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익산시 관계자에 따르면, 익산하수슬러지자원화시설의 톤당 처리비용이 8만원 정도 된다. 익산하수종말처리장 소화조에서 발생하는 가스를 무상공급했을 때의 산출액이다.

게다가 이 시설에서는 통상 소각재가 10% 발생한다. 이를 감안하면 100톤을 처리하는 익산시에서는 지정폐기물로 분류되는 소각재 10톤이 발생하고, 여기에 톤당 운반(군산 EME까지)비 4만원과 톤당 소각비 9만5천원의 추가 처리비용이 수반된다.

그런데 익산시가 부송동에 보유하고있는 소각장의 톤당 처리비용은 5만4천원이다. 시설비 198억원으로 10년을 처리할 수 있다.

결국, 하수슬러지 소각시설을 막대한 비용을 들여 건설하고, 통상적인 소각비용보다 비싸게 폐기물을 처리한다는 게 익산시 하수슬러지자원화시설 설치사업이다.

한국환경공단 담당자는 처리방식을 채택할 당시에 하수슬러지를 건조해 소각할 때 회수되는 열량을 과학적으로 산출하거나 검증을 했느냐는 질문에 "일반적인 흐름을 선택했을 뿐이다"고 밝혔다.

또, 소각을 의뢰하면 비용도 싸고 관리도 단순한데 굳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시설을 설치하는 것은 부적절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따로 소각시설이 필요 없기는 하다. 하지만, 인근에 성상에 맞는 소각장이 없고 A지역에서 B지역으로 넘어갈 때 님비현상 때문에 어려움이 예상됐다. 지자체들이 광역처리장을 추진하기도 했지만 이 역시 어려웠다"고 말했다.

익산시가 당초 검토한 '건조후 연료화' 기준은 폐기물 관리법 제14조 별표 5에 구체적으로 규정돼 있는데, 건조 가공된 연료는 화력발전소에서 사용하고, 연료의 저위발열량이 킬로그램당 3천칼로리 이상이어야 하고, 다만 슬러지에서 일부 에너지를 회수한 후 가공하는 경우에는 저위발열량이 킬로그램당 2천칼로리 이상이어야 하고, 연료는 수분 함유량이 10퍼센트 이하여야 한다.

하지만 익산시 하수슬러지자원화시설에서는 연료 자체가 가공되지 않기 때문에 '건조후 연료화' 주장은 법에 어긋난다.                               

   공인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