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세무서를 비롯한 정부 당국이 근로장려금을 지급해 놓고 수개월 뒤 지급대상이 아니었다는 이유로 환수조치에 나서는 사례가 빈번해 서민들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익산 마동에 사는 A씨는 지난 10일 익산세무서로부터 작년 9월에 지급받은 근로장려금 150여만원 전액을 환수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A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근로장려금이라는게 있는 줄도 몰랐다. 그런데 세무 당국으로부터 신청하면 심사 후에 근로장려금을 지급한다는 휴대폰 문자를 받았다. A씨는 지난해 5월 익산세무서의 안내에 따라 근로장려금을 신청했고 9월 추석 이전에 150여만원의 근로장려금을 지급받아 감사한 마음으로 모두 사용했다.

그런데 지난 10일 익산세무서 담당 공무원은 A씨가 무주택자도 아니고 부모 앞으로 등록 되어 있는 건물 싯가가 1억원이 넘어 지원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환불하라고 통지해 왔다.

A씨는 “이제와서 잘못됐다고 환불하라고 하면, 없이 사는 사람들은 사금융이라도 써야 할 판”이라며 “나라의 잘못과 담당공무원의 잘못을 왜 국민들에게 덮어씌우고 공무원들이 잘못해놓고 이제와서 자신들은 아무런 책임도 없고 정부 탓만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항변했다.

이러한 세무서의 행정착오는 익산만이 아니라 전국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9일 한 보도에 따르면 강릉에서만 년간 1만2,000여명에게 근로장려금을 지급하면서 연 150건에 달하고 있다.

익산세무서 역시 동일한 사례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시인하면서도, 연간 근로장려금 지급대상자 수 뿐만 아니라 환수 건수는 밝히기를 거절했다. 

근로장려금은 형편이 어려운 근로자에게 국세청이 현금을 지급하는 근로연계형 지원제도로, 장려금을 받으려면 부부합산 연간 총소득 1천7백만원 미만, 무주택이거나 공시지가 5천만원 이하 주택 한채 보유, 가구원 전원의 재산 합계액 1억원 미만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또 배우자가 사업주인 사업장으로부터 지급받은 근로소득금액은 근로장려금 지급대상에서 제외된다. 부모와 함께 살고 있는 당사자가 주민등록상 독립세대를 구성했을 경우, 서류상으로는 무주택자에다 재산 합계액 1억원 미만이면 지원대상이다.

문제는 사후에 요건 불충분으로 분류돼 받은 돈을 다시 반납해야 하는 장려금 환수대상자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게다가 가산세까지 얹어 환수를 하고 있어 문제가 더욱 불거지고 있다.

익산세무서 관계자는 “가산세를 부과하지 않고 분할 납부 방식등의 편의를 제공하겠다”면서 “정부의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이지 익산세무서 공무원들의 잘못은 없다”고 해명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