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국에서 사회직 공무원들의 자살이 잇따르는 가운데, 익산도 위험지구로 분류되고 있어 이들에 대한 처우개선이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대책없이 폭증하는 복지업무로 인해 최근 성남시와 용인시 사회복지 공무원이 자살하는 극단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각종 복지정책 업무를 담당하는 사회복지직 공무원들이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데 ‘살인적’인 업무로 “힘들다”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하는 사태와 관련, 익산의 사회복지직 공무원들도 심각할 정도로 과중한 업무에 시달려 자살 위험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26일 성남시 사회복지 9급 여직원 A씨가 5월 결혼을 앞두고 “근무하기 힘들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14층 아파트에서 투신했다. 1월 31일에는 용인시 사회복지직 공무원 B(29)씨가 한 병원에서 투신해 숨졌다. 

성남시 자살 공무원의 경우 지난 4월 성남시 사회복지직 공무원으로 임용돼 이른 아침부터 출근해 밤 10시를 넘겨 퇴근하는 날이 대부분이었고, 최근 정부 정책에 따른 교육청 업무의 초중고학비지원 사업의 사회복지직으로 이관, 만5세 이하 보육료 전면 무상지원 등의 업무가 늘어나면서 그동안 과중한 업무, 민원인들의 부당한 민원신청 대응에 따른 스트레스 등이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공무원의 경우 분당구의 한 주민센터에서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와 장애인 자활 지원, 아동복지, 기초노령연금 접수 등 20여 가지의 업무를 맡아왔다.

또한 만0~5세 보육료 양육수당 신청 대상자 2,659명, 기초노령연금 신청 대상자 800명, 국민기초생활 보장 수급자 290명, 장애인 1,020명 등의 업무를 혼자서 맡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복지직 공무원들이 잇따라 자살하는 배경에는 복지정책이 늘어나면서 업무가 폭주했는데도 담당 인력은 늘지 않고 있는 현실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익산도 마찬가지. 올해 익산시 총 예산 8,178억원 중 사회복지예산이 2,370억원으로 28.9%를 차지하고 있다. 익산시청 공무원 1,500명 중 사회복지에 종사하는 공무원은 179명(사회복지직은 116명)으로 11.9% 밖에 되지 않는다. 예산 대비 두배가 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또한 익산시가 관리하고 있는 8종 복지대상자는 4만4,606세대 7만1,841명으로 1인당 평균 관리세대는 250세대에 401명을 관리해야 한다. 삼성동사무소의 경우 기초생활보장수급자 2,535명과 보육료지원 2,069명, 기타 차상위 1,041명을 합해 총 5,645명에 대해 현재 5명(복지직이 아닌 일반계약직 1명 포함)이 사회복지 업무를 맡고 있다. 1인당 평균 1,129명의 대상자를 관리하고 있는 셈이다.

조사한 결과 익산시 사회복지공무원들의 매일 평균 퇴근 시간은 밤 9시~10시로 나타났다.
또한 익산시 사회복지공무원들은 민원인들의 협박과 욕설, 인신공격에 하루 종일 시달리고 있다. 감정노동과 스트레스가 심각하지만 이를 해소할 방법이 전무하다.

게다가 각종 부당한 민원제기로 인해 국민권익위원회, 전라북도청 감사관실, 익산시청 감사관실 등으로부터 걸려오는 민원발생 보고로 각종 업무가 마비되면서 이중 삼중으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사회복지직 공무원은 “공무원이되면 좋을 줄 알았는데, 요즘은 내 가정을 포기해야만 근무가 가능하고 휴일에도 출근하고 평일도 자정까지 근무해야 하기 때문에 왜 이 길을 선택했는지 모르겠고 최근에는 우울증까지 겹쳐 죽고싶은 마음뿐이다”면서 “인원 확충 또는 다른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심각한 공황상태가 발생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