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지역 공당인 민주통합당이 지난 대선 기간 중에 기초의회 의원과 기초단체장 정당공천제 폐지를 약속해 놓고 오는 4.24 보궐선거에서 공천을 유지하기로 한데 따른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전정희 의원의 공천제 유지 발언에 대해 지역민들의 비판이 일고 있다.

지난 대선 당시 민주통합당 문재인 전 대선후보는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에 대한 정당공천제를 폐지하겠다는 대 국민 약속을 했었다. 그러나 민주통합당은 이같은 약속을 파기하고 오는 4.24 보궐선거에서 공천을 그대로 유지한 상태에서 치르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런 와중에 지난 20일 전정희 의원이 중앙 언론인들과의 오찬을 갖는 자리에서 “기초의원 공천제는 유지되어야 한다”고 발언, 참정치 실현을 고대하던 시민들로부터 “지역위원장으로 공천권을 거머쥐고 정치 권력을 휘두르겠다는 작태”라는 비난을 샀다.

전 의원은 “기초의원 정당공천제는 유지되어야 한다”면서 “기초의원 공천제로 인해 여성들이 비례대표 등으로 지방의회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문제가 있는 사람들을 걸러낼 수 있는 순기능도 있다”고 발언했다.

하지만 최근 정치문화는 여성이 비례 등을 통한 정치 입문 보다는 직접 선거를 통해 출마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발언은 오히려 정정당당하게 정치에 입문하려는 여성들의 정치 진출을 가로막는다는 게 중론이다.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에 대한 공천제 폐지 공약은 지난 대선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모두가 채택한 대 국민 약속이었다. 하지만 최근 4.24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은 이 약속을 파기한 것이다.

민주통합당은 대선 공약으로 정당공체제 폐지를 약속한 뒤 현재 원론적으로는 찬성 입장을 밝히면서 다가오는 4.24 보궐선거를 이용해 향후 이어질 지방선거에서 공천제를 지속할 꼼수를 부리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통합당이 정당공천제를 유지하겠다는 명분으로 “법 개정이 이뤄지기 전까지 공천은 정당의 의무”라는 논리를 내세우지만, 시민들은 “자신들의 밥그릇을 놓지 않으려는 얄팍한 의도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기초단체장(시장) 선거에서의 공천권은 곧 차기 국회의원 선거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공천제 폐지는 쉽지 않은 유혹거리다. 

하지만, 대선 당시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에 대한 정당공천제 폐지 약속은 국민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이끌어냈고 투표 참여율을 높이는데 크게 작용한 만큼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지난 21일 전정희 의원 측은 “지역위원장의 개입을 최소화하면서 선거를 하면 되는 순기능을 이야기한 것이다”면서 “정당공천제로 인해 여성비례대표 제도가 발생했고 50% 할당제도가 실시된 점 등을 말한 것으로 긍정적인 측면을 이야기 한 것이다”고 말했다.

한 시민은 “정치 일선에 나선지 얼마 되지 않은 전정희 의원이 ‘참 정치 실현’이라는 순수한 정치문화보다는, 기초의원 공천권을 거머쥐고 정치권력을 행사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참으로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