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소리는 ‘작게’, 표정은 ‘밝게’.. 길거리 유세 비교적 차분해
격전지 후보들 주요길목서 출퇴근 차량 향해 지지 호소 ‘꾸벅’

6·4전국동시지방선거가 막바지에 다다랐다. 이번 선거에서 국민들은 총 7명의 대표를 손수 뽑을 예정이며, 그 투표에서 시장과 도지사를 비롯해 교육감과 기초의원, 광역의원이 결정된다. 
예비후보 등록일 전부터 민주주의의 꽃인 지방선거를 향해 쉼 없이 달려온 후보자들은 마지막 남은 힘을 쥐어짜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다.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기온이 상승하고 있지만 길거리 유세에 나선 후보자들과 운동원들은 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인사에 여념이 없다.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시민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바쁘기 그지없다.

이번 선거에서 벌어지는 선거운동의 특징은 비교적 조용하고 차분하다는 점이다. 세월호 참사 여파로 인해 추모분위기를 흐트러뜨리지 않는 선에서 조용히 치르는 선거가 됐다. 노래 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고 차량 연설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점이 이색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 주요 길목의 선점

길거리 선거운동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운동방법 중 하나가 바로 출퇴근 시간 통행량이 많은 곳에서 차량을 향해 인사하는 방법이다. 이번 지선에서도 여느 선거와 마찬가지로 가장 일찍 길거리 운동이 시작돼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가장 먼저 길거리 선거운동을 펼친 후보는 박종열 전 익산시장 예비후보였으며 본격적인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된 지난달 22일 이후에는 거의 모든 후보자 캠프에서 길거리 홍보팀을 꾸려 운용하고 있다.

길거리 선거운동의 가장 큰 중점은 통행량이 많은 교차로의 선점이라고 여러 선거캠프에서 입을 모으고 있다. 경쟁후보보다 빨리 좋은 위치에서 인사해야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출퇴근 시간에 후보자들은 가장 혼잡한 길목에 일찌감치 유세차량을 준비하고 홍보팀을 투입하고 있다. 인기 있는 곳은 두 세 후보가 겹치기로 인사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로 벌어지는 것은 그 때문이다.

또한 눈에 잘 띄는 컬러를 사용해 선거홍보물을 제작하는 것도 중요하게 여겨지는 점이다. 차량을 타고 지나갈 경우 잠깐 사이에 눈에 들어올 수 있어야 기억에 오래 남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과거에는 홍보노래를 크게 틀어 청각적인 홍보효과를 노렸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그런 모습보다 시각적인 면에 치중하는 추세다.

무소속 박경철 익산시장 후보의 경우 동부시장 오거리 등에서 퇴근시간을 노려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으며 이한수 후보도 시간대별로 지역 곳곳을 옮겨가며 길거리 인사를 이어나갔다.
특히 바 선거구의 김정환 후보의 경우는 전통 복장과 지게를 맨 이색적인 차림으로 영등동 외환은행 삼거리 등 번화가를 공략해 눈길을 끌었다.  

◇ 주민이 모이는 행사장 공략

주요 길목에서의 인사가 끝났다면 사람이 많이 모이는 행사장 공략이 그 다음 코스다. 행사장에서의 선거운동은 직접 주민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

일일이 악수를 하고 홍보명함을 나눠주며 진정성 있는 지지 호소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빼놓을 수 없는 선거운동 장소다. 다만 타 후보자들도 함께 나타나기 마련이기 때문에 경쟁 후보자보다 더 친근하고 공손하게 분위기를 이끌어야 한다는 점은 감수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각 후보자 캠프에서는 각종 모임이나 행사 시행 정보를 민감하게 수집하고 후보자 방문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선거운동원의 경우 얼마만큼의 규모로 투입할 것인지는 선거캠프의 판단에 따라 조절되고 있다.

최근 생활문화예술동호회 소속의 익산통사모가 주최한 ‘김광석을 노래하다’ 정기공연에도 지역구 출마자들이 대거 출동했다. 5월 25일 배산체육공원 야외공연장에서 7시 30분부터 열린 이날 공연은 흐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지역 주민 200~300명이 찾아와 공연장을 가득 메웠고, 후보자들 역시 행사를 찾은 주민들에 지지를 호소하기 바빴다.

이날 모현동에 열린 공연이기 때문에 대부분 가 선거구에 출마한 5~6명의 후보들이 공연장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김수연 후보는 정의당의 특색인 노란색우산 홍보에 열을 올렸으며 무소속 박종일 후보는 공연 내내 피켓을 들고 서서 관객들의 시선을 유도했다.    

◇ 개별 주민접촉 전략

조별로 움직이는 선거운동 팀보다 개별적으로 표심을 공략하는 후보자들도 눈에 띄었다. 왁자지껄 떠들 수 없는 분위기 탓 때문이기도 하며 한편으로는 유권자가 아닐지도 모르는 차량 운전자보다 주택가에서 만나는 실질적인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홍보했을 때의 효과가 더 높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선거운동원을 조별로 편성하지 않고 개인별로 지역구 내의 아파트나 주택가에 파견해 선거운동 홍보물을 들고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조용하지만 지나다니면서 눈에 잘 띄는 곳에 포진해 이름과 기호를 기억에 새기는 효과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후보자들에 대해 잘 모르는 유권자의 경우 이런 방법이 효과가 있을 거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바 선거구의 기영서 후보는 선거운동원의 복장부터 이색적인 모습이다. 조용한 선거를 치르겠다고 선언한 기 후보는 확성기를 동원하지 않고 발로 뛰는 선거운동을 보여주고 있다. 키만큼 큰 분홍색의 선거운동 홍보물을 등에 짊어지고 앞으로는 피켓을 든 채로 지역구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시민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는 기 후보의 선거운동원들이 색다른 풍경을 자아내고 있다.

나 선거구의 김충영 후보의 경우도 각개 격파에 나선 모습이다. 길거리 인사는 운동원 없이 혼자서 해결하고 있으며 나머지 운동원들은 모두 아파트나 주택가 요지에 투입된 것이다. 실제 표를 가진 유권자에게 자주 노출될수록 효과가 좋음을 노리는 것이다.

도의회 1선거구 이창필 후보의 경우도 막판에 개별 접촉 카드를 꺼내들었다. ‘청년 자전거 유세단’을 조직해 미처 닿지 못한 구석구석까지 홍보하겠다는 작전으로 여겨지고 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