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공휴일 중 이틀 조례로 휴무 지정
영업시간 오전 8시에서 10시로 늦춰
3회 이상 어기면 한달 이내 영업정지

소송이 제기돼 엇갈린 판결로 논란이 됐던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지정문제가 최근 일단락됐다.
국회가 지난 1일 본회의에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의결했기 때문이다.

개정안은 자치단체장이 공휴일 중에서 매월 이틀을 대형마트 및 준대규모점포 의무휴업일로 지정하되, 이에 필요한 사항은 조례로 정하도록 했다.

그 전에는 단체장이 매월 '하루 이상 이틀 이내'의 범위에서 조례로 의무휴업일을 "정할 수" 있도록 했었다. 강제규정이 아닌 임의규정인 것이다.

따라서 대형마트들은 지방의회가 조례를 만들어 단체장에게 의무휴업일 수를 지정토록 강제하고 휴업해야 하는 날까지 정해놓은 것은 단체장의 권한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위법 소송을 제기했었다.

그런데 이번 개정안은 단체장이 "매월 이틀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하여야 한다"(12조2의 3항)로 수정, 의무화시켰다.

준대규모점포는 통상 SSM(기업형 수퍼마켓)이라고 불리는 것인데, 대형마트를 경영하는 회사나 계열사가 직접 경영하는 점포 또는 체인점을 말한다.

또 이번 개정안에서는 대형마트와 준대규모점포의 영업 시작시간을 오전 8시에서 10시로 두 시간 늦출 수 있게 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 규정은 강제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규제를 하기 위해서는 각 지자체가 조례를 새로 만들거나 고쳐야 한다.

◇단체장은 유통상생협의회 설치해야 
   과태료는 3천만원에서 1억원으로 높여

원래 개정안을 다뤘던 국회 지식경제위원회는 밤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10시까지 영업을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올렸으나 법사위 심의단계에서는 새누리당과 대형마트의 반대로 밤 12시까지로 할 수 있게 바꿨다. 또 지식경위원회가 올린 법안은 의무휴업일도 이틀이 아닌 사흘까지 지정하도록 했는데, 이것도 법사위 심의과정에서 이틀로 변경됐다.

따라서 당초 법안의 내용이 많이 훼손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종전보다는 상당히 진전된 것으로 평가할 만하다.

개정안에는 이전에 없었던 내용들이 많이 추가됐다.

이전에는 영업시간이나 의무휴업을 단독 대형마트나 준대규모점포에만 적용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쇼핑센터 또는 복합쇼핑몰 안에 있는 대형마트에게도 적용토록 했다.

또 대규모점포를 개설하거나 전통상업구역에 준대규모점포를 개설하려면 상권영향평가서 및 지역협력계획서를 해당 자치단체에 제출해야 하며, 내용이 미진할 경우 단체장이 보완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대형마트를 개설하려면 영업 30일 전까지 자치단체에 개설계획을 예고해야 하며, 영업시간을 제한받지 않는 대형마트의 범위를 기존 농수산물 매출액 51% 이상에서 55% 이상으로 올렸다.  

단체장은 전통산업구역 내에 있는 대형마트가 매장을 10분의 1 이상 늘리려 할 때 점포 등록을 제한하거나 조건을 붙일 수 있는데, 자세한 사항은 조례로 정하도록 했다.

특히 영업제한시간 및 의무휴업 명령을 1년 이내에 3회 이상 위반한 업소에 대해는 단체장이 1개월 이내의 영업정지를 내릴 수 있도록 했다. 이와 관련, 영업시간과 의뮤휴업을 위반한 업소에 대해서는 단체장이 1억원까지 과태료를 물리도록 했다. 지금까지는 3천만원이 최고 금액이었다. 

단체장은 또 대형마트 및 준대규모점포와 지역 중소 유통기업의 균형발전을 협의하기 위해 단체장 직속으로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를 둬야 하며, 다만 협의회 구성 및 운영에 필요한 사항은 지식경제부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무엇이 대규모 점포인가 

이밖에도 개정된 유통법은 무엇이 대규모점포인지 직접 명시했다.

법에서 말하는 대규모점포는 대형마트, 전문점, 백화점, 쇼핑센터, 복합쇼핑몰 및 대형 매장을 말한다. 이중 쇼핑센터나 복합쇼핑몰은 용역장소를 제외한 매장면적의 합계가 3천제곱미터 이상이면서 각종 점포와 편의시설이 모인 곳이다.

전문점 역시 용역 제공장소를 제외한 매장 면적 합계가 3천제곱미터 이상이면서 의류나 가전, 가정용품 등 특정품목을 파는 곳이다. 하이마트나 전자랜드, 대형 아웃도어매장이나 의류할인매장 등이 여기에 속한다.

기타 대형매장은 특화되진 않았지만 용역 제공장소를 제외한 매장 면적이 3천제곱미터 이상 되는 곳, 또는 매장면적의 합계가 3천제곱미터 이상이면서 용역 제공장소를 제외한 매장면적의 합계가 전체 매장면적의 절반 이상인 상가다.

쇼핑센터나 복합쇼핑몰이 아니면서 많은 점포가 모여 있는 건물이다.

여기서 용역 제공장소라는 말은 다소 낮선 개념인데, 유형별로 300제곱미터 또는 500~1천제곱미터 미만의 시설들을 말한다.

구체적으로는 매장 내에 있는 음식점, 제과점, 미용실, 이용원, 목욕탕, 세탁소, 각종 의원, 탁구장, 체육관이 포함된다. 또 서점, 테니스장, 헬스장, 에어로빅장, 당구장, 골프연습장, 영화관, 종교시설, 은행, 사무소, 복덕방, 각종 상담소, 출판사도 들어간다.

여기에다 건물 안에 들어 있는 각종 제조업소, 수리점, 오락게임장, 피시방, 사진관, 표구점, 일반 학원, 동물병원, 총포사 등 판매점과 약국, 의료기기점, 자동차영업소, 안마시술소, 고시원, 노래방도 포함된다.

이밖에 예식장, 회의장, 마권판매소와 각종 관람시설, 전시장, 식물원도 용역 제공업에 들어가며, 탁구장, 볼링장, 실내낚시터, 물놀이시설, 수영장, 구기장 등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복합 쇼핑센터 내 각종 편의시설을 말하는 것이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