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급수 물 정화시설 만들려면 백지화 해야”

익산시가 최근 시공사 선정을 마친 금강동 '유천 생태습지공원' 조성사업이 난항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근 주민들이 사업의 전면 백지화를 주장하는 집단행동에 돌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이번 사업은 생태습지 '공원' 조성이 주 목적이 아닌 하수종말처리장에서 나오는 4급수의 물을 재처리해 수질을 정화하는 것이 목적인데, 익산시가 수질을 정화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수질정화시설을 설치할 일이지, 굳이 논을 갈아 엎고 4급수의 더러운 물을 유입시켜 슬러지가 쌓이게 만들고 악취를 유발하는 인공적인 저수지를 설치해서는 안된다"면서 최근 '백지화'를 위한 주민 집단 행동을 준비하고 있다.

금강동 '유천 생태습지 및 생태하천 복원사업'은 익산시가 지난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총 288억 원(국비 142억 원, 시비 146억 원)을 들여 하수종말처리장에서 배출되는 4급수의 처리수 재처리를 통해 수질을 정화한다는 취지의 사업이다.

익산시는 또 유천 생태습지 및 생태하천을 조성해 목천포천 유역의 수질을 개선하고, 만경강의 오염부하량 저감, 수생태 복원을 통한 쾌적한 하천환경 조성, 친수 기능회복을 통해 지역주민에게 친숙하고 쾌적한 생활공간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사업내용은, 현재 하수처리장에서 배출되어 목천포천으로 흐르는 물을 강제로 펌핑해 새로 조성하고자 하는 생태하천에 유입시켜 12시간 체류시킨 뒤 흘러보내면서 이 생태습지를 통해 물을 정화한다는게 주요 골자다.

하지만 주민들은 4급수의 더러운 물이 생태습지로 흘러들면, 12시간 이상 체류하면서 슬러지가 발생하고 악취가 발생할 것을 염려하고 있다. 또한 4급수의 물로 인해 조성된 습지는 침전된 슬러지로 인해 모든 식생물들이 살아가기 힘들것이고, 홍수가 발생할 경우 수위조절에도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민들은 또 슬러지처리, 퇴적물 관리, 약품사용, 우범 및 위험지대 전락, 환경이상으로 인한 해충발생 등을 우려하고 있다.

주민들의 이러한 우려는 관련 전문가들에 의해서도 확인되고 있다. 기본 및 실시설계에 참여한 전문가들 역시 악취가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익산시의회 이경애 의원은 "전문가 의견을 들은 결과, 과거 농사짓던 논보다 더 생태적인 것은 어디에도 없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다"면서 "총체적인 재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주민은 "익산시가 당초 지역에 공단폐수처리장, 분뇨처리장, 하수처리장, 음식물쓰레기처리장, 쓰레기 야적장 등 혐오시설이 많기 때문에 주민 위로 차원에서 생태공원을 조성해준다고 해놓고선, 4급수의 저질 수질을 유입해 수질정화시설을 만들어 오히려 주민들에게 더 많은 악취와 불안한 환경시설을 만들려는 계획에 대해 전면 백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