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할 불가한 시설, 사용 못하고 인수 없었는데 산정 대상에서 기성금 제외
협약 엄연한데 상급기관 직원에게 구두로 문답, 변호사에게 질의.. ‘수상’

익산시가 공사지연으로 피해를 입힌 민간사업자에게 91억2,969만원을 부과해야 하는데 11억2,485만원을 부과해 80억484만원 상당의 배임 논란이 예상된다.

왕궁가축분뇨처리장을 시공했던 뉴워터주식회사는 방류수질기준을 맞추지 못해 당초 준공기일인 2011년 6월 28일을 넘기고 이듬해인 2012년 3월 31일까지 총 233일을 지체한 뒤 완공했다.

익산시는 협약을 위반한 뉴워터주식회사에 계약금액(총사업비)에 0.001%의 비율과 지체일수를 곱한 지체상금을 91억2,969만원을 부과해야 하는데, 임의로 기성금 지급분을 공제한 11억2,485만원만 부과했다. 

익산시의 지체상금 산출 내역을 보면, 총사업비 424억3,400만원에서 1회부터 10회까지 지급된 가축분뇨처리장 기성금 350억5,551만원을 공제하고, 민원 때문에 준공기간을 연장해준 저류조공사비 25억5,077만원과, 전체사업중 분할 가능한 진입도로 개설공사비 기성금 7억원가량을 공제한 11억2,485만6,548만원을 산정했다.

그러나 익산시가 준용한 실시협약 제29조(지체상금)는 지체상금 부과 대상에서 공제할 수 있는 기성금의 범위를, 성질상 분할 가능해야 하고 '인수'했거나 완성되어 관리 또는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한정하고 있다.

따라서 왕궁축산단지내 개별 축사에 설치하는 저류조와 공사기간 중에 사용한 도로공사에 지급된 기성금은 지체상금 부과 대상에서 공제 할 수 있으나, 방류수의 목표수질 달성 시점을 준공으로 보는 가축분뇨처리장에 대한 기성금 지급분은 공제 대상에서 제외할 수 없다.

익산시는 가축분뇨처리장을 준공일까지 '인수'한 사실이 없었으며, 목표수질을 맞추지 못한다면 공정내 어느 것도 사용하는 것으로 볼 수 없고, 성질상 공정 어느 것도 분할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익산시는 협약대로 지체상금을 부과하지 않았다.

그 이유에 대해 익산시 관계자는 "정부합동종합감사장에 나온 행자부 직원과 전라북도 감사관실의 직원에게 구두로 기성금 지급분을 지체상금에서 공제할 수 있는지의 여부를 물었고 그럴 수 있다는 답변을 들었으며, 전문변호사로부터 같은 답변을 듣고 지체상금을 부과했다"고 말했다.

익산시 관계자들은 또, 이같은 자문결과를 국장 전결 대책보고를 거쳐 지체상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익산시와 뉴워터주식회사가 체결한 실시협약 제29조(지체상금)는 국가를 당사자로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 74조를 지체상금 부과 기준으로 삼고있다.

이 법률 74조는 지체상금의 금액, 부과 사유와 산출 방법, 공제 대상을 명시하고 있는데, 제 2항은 "제1항의 경우 기성부분 또는 기납부분에 대하여 검사를 거쳐 인수한 경우(인수하지 아니하고 관리·사용하고 있는 경우를 포함한다)에는 그 부분에 상당하는 금액을 계약금에서 공제한 금액을 기준으로 지체상금을 계산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다.

이 경우 기성부분 또는 기납부분의 인수는 성질상 분할할 수 있는 공사·물품 또는 용역 등에 대한 완성부분으로서 인수하는 것에 한한다.  

대법원의 판례(2001다1386 판결)는, '인수'로 인정할 수 있는 상황을 천재지변과 같은 불가항력의 사유가 있는 것으로 한정하고 있다. 특정한 날씨의 상태나 회사 내부의 사정, 사회적 변동에 따른 차질 같은 준공기한 지연은 '인수'로 인정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왕궁가축분뇨처리장의 경우 익산시가 기성급을 10회에 걸쳐 지급했지만, 시공사인 뉴워터주식회사가 불확실한 공법과 잦은 기계고장으로 인해 분뇨 처리 후 방류되는 방류수의 목표수질을 맞추지 못해 준공기한을 지키지 못했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