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정희 국회의원

정부가 출연한 공기업이나 법인에 부패와 불법이 만연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8일부터 이틀간 지식경제부 산하 공기업을 감사한 전정희(지경위.익산을) 국회의원은 정부 산하 공기업과 연구원에서 비리와 불법, 부도덕이 판 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8일 열린 산기평(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감사에서 전 의원은 산기평이 발주한 R&D(연구개발) 사업의 '횡령 및 유용' 중 3분의 1은 정부출연연구기관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감사자료를 보면, 지난 2009년부터 3년간 산기평이 발주한 R&D 사업 가운데 자체 또는 감사원으로부터 횡령·유용한 사실이 61건에 205억9,700만원이었다.

행태별로는 물품공급을 허위로 조작해 비용 부풀리기, 연구개발 외에 비용 사용, 연구비 무단 인출 등이었다.

같은 날 실시된 에기평(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감사에서 전 의원은 비위근절 및 윤리경영 구호가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업무상 횡령 혐의로 고발된 2명의 임직원은 허위출장 등의 방식으로 예산을 조직적으로 편취하거나 상납을 통해 1,600여만원의 비자금을 조성, 직원 접대 등 사적 용도로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고, 검찰 고발과 함께 해임 및 정직 처분을 받았는데, 정직 2월과 감봉 2월로 마무리했다는 것.

또 에기평이 출범한 2009년 5월부터 올해 7월까지 사용된 기관장 업무비는 총 6,136만2,290원, 이 중 29.3%인 1,797만70원이 특급호텔에서 사용됐다.

에기평 원장의 한 해 사용가능 업무추진비는 1,800만원인데, 1년치를 모두 특급호텔에서 사용한 셈이다.

19일 실시된 석탄공사 감사에서는 공사가 현행법을 어기며 산업재해를 조직적으로 은폐한 사실이 지적됐다.

국감자료에 의하면, 석탄공사는 2008년부터 올해 8월까지 최근 5년간 화순 도계 장성 광업소에서 발생한 131건의 산업재해 중 36건만 지식경제부에 보고했는데, 이는 즉시 또는 매월 지경부에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한 '광산보안법' 시행령을 위반한 것이다. 또 최근 노조측은 사측이 입원보다는 출근해 통원치료를 받도록 강요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아울러 석탄공사는 공공기관 평가와 각종 안전점검에서 불이익을 받을 것을 우려, 산업재해를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게 전 의원의 지적이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