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결과도 비공개..‘밀실행정’ 비판도

외부감사관제 도입에 따라 익산시가 공개 채용한 정운초 감사담당관이 유임될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에 근무하고 있던 정 감사관은 2011년 1월 공모를 통해 2년 계약직으로 채용됐는데, 이번달 말로 계약기간이 끝난다. 규정상 최장 5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정 감사관은 24일 의회 업무보고에서 재계약 여부를 묻는 의원들의 질문에 "아직 재계약을 하지 않았지만 조금 더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감사관의 업무 실적에 대해 의회 안팎에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독립적인 감사활동을 보장해주기 위해 외부인사를 채용했지만 과거와 크게 달라진 활동을 보여주지 못했고, 감사원 직원의 보직만 늘려준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읍면동이나 사업소, 취약분야 특정감사, 계약 심사 감사 등 기존의 감사관행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고, 시장에게 본청감사를 요구해본 적도 없기 때문이다. 
수차례 시청 본청감사를 실시해보겠다고 공언한 정 감사관은 지난해 의회 행정사무감사 때

2013년부터 본청감사를 하겠다고 밝혔었다.

올해 감사담당관실 업무보고에서 새롭게 등장한 것은 '시행착오 예방을 위한 일상감사 확대 운영'계획인데, 지난해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박종대 의원은 "올해부터 본청감사를 실시한다고 했는데, 업무계획서가 나오지 않았다. 적당히 포괄적으로 하면 안 된다"면서 "본청 감사에 대한 방향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영희 의원은 "2년 동안 활동이 미약했다"며 앞으로의 활동 방향이 무엇인지 추궁했다.
하지만 정 감사관은 "기초자치단체 특성상 집행업무가 많고, 그렇기 때문에 공무원들이 그 만큼 바쁘다.

그동안 공무원들이 법과 규정을 너무 간과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따라서 지금까지는 공무원들의 기초적 법률지식을 고취시키려 노력했다"며 그동안의 성과를 소회했다. 
김연식 의원은 익산시청의 청렴도가 전국 몇위냐고 물은 뒤 "감사관이 이것을 모르면 안 된다. 외부에서 왔으면 더 좋아져야 한다. 보수도 그만큼 많이 받으실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송호진 의원은 "2년 동안 본청 감사를 한 번도 한 적이 없는데, 주요 의사결정은 본청에서 이뤄진다. 익산 시청의 공직자 비리가 만만치 않다"면서 "시장에게 본청 감사를 건의한 적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정 감사관은 "없다"면서 "(그 이유는) 정부 합동감사와 중복되고 감사원에서도 자료를 요구하는데, 그 자체만 해도 공무원들이 감사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전라북도에서도 수시로 자료를 요구하고 있다. 그래서 스트레스가 많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전체적으로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며 "취약분야를 중점적으로 감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임영애 위원장은 사회단체보조금 감사를 매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익산시청 감사관실은 감사 후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밀실행정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정 감사관 취임 이후 2년 동안 시청 홈페이지를 통한 공개나 언론브리핑은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다. 정부나 전라북도, 감사원이 감사결과를 공개하고 있는 것과는 너무 다르다.
이에 대해 박종대 의원은 "매 감사가 끝날 때마다 무엇을 감사했고, 어떻게 조치했는지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등 열린 행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