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문선 의원

익산에 둥지를 튼 대기업 계열사들이 지역업체로부터의 물품 구입을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중 두산전자와 오리온, 동양기전이 가장 심하다. 익산시의회 손문선 의원(무소속.사진)이 지난달 31일 5분발언을 통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지역 내 대기업 계열사 아홉 곳 모두가 기업 운영에 필요한 소모성 자재(MRO)를 대형전문업체로부터 구입하고 있다.

소모성자재(MRO)란 필기도구, 복사용지, 프린터 토너, 청소용품, 수리공구, 간단한 기계부품 등을 말하는데, 수년 전만 해도 중소기업에서 주로 납품했었다.

하지만 최근 수년 들어 LG의 서브원, 삼성의 이마켓코리아, 코오롱의 코리아이플렛폼, 포스코의 엔투비, SK의 엠알코리아, 한화의 한화S&C, 웅진의 웅진홀딩스 등 대기업들이 ‘소모성자재 납품 전문업체’를 만들어 납품업계에 침투했다. 이들이 지난해 거둬들인 매출액은 무려 6조2천700억 원에 달한다. 이 바람에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경영난을 겪고 있다. 

그런데 익산에 있는 대기업 계열사인 동양기전, 벽산, 한솔, 만도, 오리온, 두산전자, LG화학, 동우화인캠, LG생명과학이 대형MRO업체로부터 소모품을 사서 쓰고 있다.

사무용품이나 공구 및 기계부품을 전량 전문업체로부터 구입하는 것은 아니지만 둘 중의 하나는 전문업체로부터 구입하고 있는 것이다. 

이중 사무용품을 지역에서 전량 구입하는 업체는 벽산과 한솔밖에 없었고, 일부 구입하는 업체는 만도와  LG화학, 동우화인캠, LG생명과학이었다.

사무용품을 전량 대형업체로부터 구입하는 회사는 동양기전과 오리온, 두산전자였다. 공구 및 기계부품의 경우 9개사 가운데 ‘동우화인켐’만 전량 지역업체 것을 사서 썼다.

나머지 8개 업체는 대형업체와 지역업체 것을 같이 구매했다. 이 경우에도 두산전자와 오리온은 지역업체로부터 전혀 납품받지 않았다.

손 의원은 “익산에는 1천개가 넘는 기업이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들이 대기업이 설립한 전문업체로부터 소모성자재를 납품받는다면 지역사회발전에 엄청난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익산시는 보조금까지 주며 기업유치에 총력을 다하고 있고, 산업단지까지 조성하고 있다”며 “지역경제 동반성장을 위해서라도 지역업체로부터 자재를 납품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특히 “MRO전문업체는 대형유통마트와 하등 다를 게 없다”면서 “익산시는 모든 기업체의 물품구매행태를 조사해 지역 소상공인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주문했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