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베스트코 건축허가는 잘못” 

절차과정 곳곳서 편법의도 보여

대형 식자재업체인 ‘대상 베스트코’ 편법 입점과 관련, 익산시청이 건축허가를 내준 것은 잘못됐고, 입점을 막는 적극적 행정을 펼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24일 익산시의회 이경애(통합진보.비례) 의원은 159회 임시회 2차본회의 5분발언에서 “시가 법에 명시된 지역 중소상인 보호 방법을 충분히 활용하지 않고 20일 이라는 짧은 기간 내에 건축허가를 내준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지역경제를 위협하는 도매업의 편법 진출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 다음은 발언 요지

지난 1월 3일 대형식자재업체인 청정원 계열사 ㈜대상베스트코가 익산지역 식자재 유통을 위해 ‘88식자재주식회사’라는 이름으로 등기를 냈다.

이는 이미 모현동에 있던 ‘88식자재’를 인수해 주식회사로 바꾼 것으로 베스트코가 도소매업을 시작한다는 신호탄이다. ‘88식자재’의 원래주인을 이사로 삼고 ‘청정원’ 직원을 감사로 등기했다.

대상 베스트코는 2개월 후인 지난 3월 23일 이사로 등록된 원래 사장의 부인의 앞으로 송학동 1천 평 부지에 건축면적 300평짜리 건축허가를 익산시에 신청했다.

이를 알게 된 지역 중소자영업자들은 같은 달 24일 중소기업청에 사업조정신청서를 냈다.

사업조정신청은 중소기업청이 중소기업이나 중소상인의 경영을 위협하는 대기업의 행위에 제재를 가하는 제도로, 대기업의 사업진출 연기, 사업품목 제한, 생산축소 등을 권고할 수 있는 제도다. 상인들은 생존권을 위협받는 상황에서 시장과 시의장, 시청에 호소문을 보냈는데, 시청은 건축허가 신청 20일이 되는 날인 지난 13일 허가를 내줬다.

식자재 유통시장은 트럭 한 대로 주변 식당에 계란이나 야채 등을 납품하는 영세 상인과 주방물품, 집기, 농축수산물 등 요식업 관련 식자재를 생산, 납품하는 시장으로 서민경제의 기반이다.

그런데 라인몰, CJ, 대상베스트코, LG아워홈 등 대기업이 제조에서 납품까지를 장악하는 것을 목표로 지역 식자재업에 진출하고 있다.

㈜대상베스트코는 지난해 1조원 가까이 매출을 올린 회사로 전주와 익산, 군산, 청주, 부산, 원주, 대전, 진주, 인천 등지에 입점을 시도하고 있고, 지역 상인들과 분쟁이 벌어지고 있다.

대기업은 초기에 노마진 전략을 구사해 지역 도매자영업인들의 줄도산이 예상된다.

등기서류에 있는 ‘88주식회사’의 사업품목은 음식점이나 단체급식, 각종 물품 제조 및 도소매업, 주류, 육류, 식품, 운수, 창고, 부동산 임대, 위탁급식, 숙박, 원자재 생산, 전자상거래 등으로 거의 모든 영역을 포괄하고 있다.

법적으로 지역 상인들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에 명시되어 있듯, 대기업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중소기업청에 사업조정신청을 할 수 있다.

인천은 신청 후 사업일시정지 권고가 내려진 상태고, 대전은 신청을 내지 않아 폐업자가 속출하고 있다고 한다. 익산에서도 신청을 내고 기다리고 있다.

익산시청은 법을 활용하면서 중소기업청의 조정에서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행정을 펼쳐야 한다. 대상베스트코의 편법 진출을 막아 달라.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