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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희 의원 재산누락혐의 재판 초점

▲ 이재에 밝아 “단순 실수” 납득 안돼

재산신고액 짜맞춘 듯한 정황.. 재산형성과정도 의문

전정희 의원의 재산 축소 신고와 관련, 정치권 안팎에서는 상가 건물에 대한 공시가격만 확인했어도 재산을 누락하는 일은 없었고, 부채를 빠뜨린 점도 통상적으로 납득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전 의원이 신고한 재산총액은 2천200여만원 이었는데, 납세액은 이보다 세 배 많은 7천300여만원이라는 점과, 납세액 중 250여만 원을 축소 신고한 것도 석연치 않다.

이와 관련해 전 의원이 신고한 재산내역을 보면, 한의사 남편 K씨는 부동산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K씨는 2002년 2월 군산시 나운동에 있는 4층짜리 상가건물 가운데 2층을 매입해 보증금 5천만원을 받고 음식점에 전세를 내줬다.

당시 K씨는 익산시 모현동의 공시가액 1억1천700만원짜리 41평 아파트에 살고 있었다.

상가건물 2층은 선관위 추정 공시가액이 3억3천만 원인데, 6천800만원으로 축소해 신고했다.

이어 2006년 6월에는 이 상가건물과 아파트를 담보로 전북은행 군산시 서나운지점에서 엔화 8천910만엔(현재가 12억여원)을 빌려 익산시 하나로 변에 있는 임야 500평(어양동 278-99번지)을 사들인 후 지난해 95평을 분할 매각한 다음 나머지 땅을 지금까지 묵히고 있다.

당시 엔화는 환율이 낮아 기업 운영·시설자금으로 쓰거나 투기성 자금으로 많이 풀렸었는데, 지난 4월 총선 당시 정치권 안팎에서는 K씨가 매입한 임야가 도로 옆에 있기 때문에 투기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땅 값 상승을 예상하고 이자가 싼 엔화를 빌려 매입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K씨는 또 같은해 12월 익산시 하나로 변에 있는 논 500평을 9천만원 주고 매입했다.

이외에도 전 의원 부부는 4억9천200만의 예금과 4천만원 가량의 주식 투자금, 남편 명의의 1억원짜리 전세권 등을 갖고 있으며, 임야, 논, 자동차 등을 합쳐 총 재산은 10억원이 넘는다.

이 같은 점에 비추어보면 전 의원 부부는 단순한 실수로 재산을 축소해 신고했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평소 재산 불리기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전 의원은 채무액을 산정할 때 엔화 빚 8천910만엔을 9억4천400만으로 환산했다. 이 문제를 조사한 도선관위는 4천700만여만원이 축소됐다고 판정했다.

여기에다 나운동 상가 임대보증금 5천만원을 합쳐 총 부채를 9억9천400만원으로 계산했다.

전 의원은 이어 부채와 재산을 상계처리 한 다음 재산 총액을 2천257만원으로 신고했다.

하지만 선관위에 재산을 신고한 지난 3월 경 엔화 100엔당 환율은 한화 1,300원 가량이었기 때문에 엔화 빚을 대출받을 때의 환율을 적용해 9억4천여만원으로 계산한 것이 옳은 방법인지 의문이 남는다.

올 4월 초 환율 1,300원을 적용하면 엔화 빚은 11억5천800여만원 정도가 돼야 한다. 이럴 경우 전 후보의 전 재산은 마이너스가 되는데, 그대로 기록할 경우 재산 축소시비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에 재산가액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신고액을 누락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재산이 2천만원 남짓인데, 최근 5년간 누적 납세액이 7천600만원인 점도 해명해야 할 대목이다.

◇전정희 "재산 축소이유 없었다"

재산 축소 신고와 관련한 정치권 안팎의 시각에 대해 전 의원은 "재산을 정확히 신고했어도 아파트 한 채 정도에 해당하는 2억원 정도에 불과한데, 굳이 축소해 신고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2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전체 재산이 2천만원 정도로 적게 신고한 것이 오히려 부끄러운 일인데, 왜 고의로 누락했겠느냐"며 이 같이 말했다.

나운동 상가의 재산가액 축소와 관련해서는 "(군산)시청에 문의해 직원이 불러주는대로 적었는데 착오가 생겼다"고 해명했다.

전북은행 부채 누락에 대해서는 "민주당 후보경선 전 서류 제출을 위해 전북은행에 채무액을 물어봤고, 엔화를 한화로 환산해 불러주길래 그대로 적은 것"이라며 "선관위가 조사할 때는 시점이 달라 환율에 차이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양동 임야 500평 투기의혹과 관련, 전 의원은 "당시 남편이 병원(한의원) 설립 부지로 샀는데, 이후 경제상황이 어려워지고 엔화 환율이 올라 처분하지 못하고 남겨둔 것"이라고 말했다.
남편이 삼기면 논 500평을 매입한 것에 대해서는 "원래 동생 땅이었다. 그런데 동생이 돈이 필요하다고 해서 대신 매입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