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회 선거구획정위원회에서 익산 국회의원 선거구에 대해 1석 통폐합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익산 갑·을 양 국회의원과 익산시청이 인구늘리기에 돌입한데 따른 위장전입 논란이 일고 있다.

선거구획정위원회는 지난 16일 회의를 열고 국회의원 인구 상한선을 31만2천 명에서 31만5천 명선으로 결정키로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자 익산 정계에 비상이 걸렸다. 이렇게 되자 올해 8월 말 익산시 인구 기준으로 약 2천400여명이 모자라 국회의원 의석수가 1명으로 줄어들 위기에 처했다.

이에 따라 익산의 갑과 을지역 양 국회의원이 회동한 가운데 각각 500명씩 1천명의 인구늘리기에 나서기로 했다는 설이 나돌고 있다. 익산시도 공무원 1천5백명에게 한사람 당 1명의 인구를 늘려 9월 말까지 총 2천5백명의 인구를 늘리도록 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실제로 민주당 익산을지역위원회 정가에서는 시의원 등 주요 당직자들이 지인들을 통해 익산시에 주민등록을 이전토록 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지역은 '어떤 수단과 방법을 강구해서라도 인구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과 '억지로 인구 늘리기를 해서는 안된다'는 상반된 의견이 양립하고 있다.

국회의원이 한명이라도 많으면 정부에 지역의 의견을 대변하고 지역 현안을 챙기며 국가예산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되지만 실제로 거주하지도 않으면서 주민등록만 이전하게 될 경우는 주민등록법과 공직선거법을 위반하기 때문에 논란이 거세다.

특히, 법조인 출신으로 준법에 정치적 생명을 걸어야 할 갑과 을지역의 양 국회의원이 앞장서서 불법을 조장하고 있다는데 따른 지역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게다가 법을 집행하는 공무원들에게까지도 불법을 조장하고 부추키는 익산시에 대해서도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주민등록법 제37조에 따르면 거주하지 않으면서 허위로 주민등록 신고를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되어 있다.

또한 공직선거법 제247조에 따르면 사위(詐僞)의 방법으로 특정한 선거구에서 투표할 목적으로 선거인명부작성기준일 전 180일부터 선거인명부작성만료일까지 주민등록에 관한 허위의 신고를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되어 있다.

익산시 선거관리위원회는 "양 국회의원이 500명씩 1천명의 주민등록 이전 운동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면서 "현재의 국회의원들이 하는 인구늘리기는 선거인명부작성기준일 180일 이전의 범주에 있지 않기 때문에 '투표할 목적'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고 선거법 위반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 시민은 "법을 지켜야 하는 국회의원들이 자기 안위를 위해 도의원과 시의원 및 당원들을 시켜 위장 전입을 조장하는 것은 도의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익산에 직장이 있으면서도 타 지역에 주소를 둔 사람에 대해 전입을 권유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다"며 "의석 수를 지키는 것도 지역발전에 중요하다"는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한편에서는 국회의원 의석수가 1개로 줄어들 경우 양 국회의원에 대한 물갈이론까지 제기되고 있어 선거구획정위원회의 결정이 지역정치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