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익산시의회 의원 신분으로 원광대학교 총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한 박종열 의원이 상대후보인 ‘암행어사’팀에게 참패했다.

익산시민단체협의회의 만류에도 출마를 강행한 터라 시의회의 위상을 추락시켰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16일 치러진 원광대 총학생회장 선거에서 3천45표(32%)를 얻는 데 그쳐 상대후보인 암행어사팀(5천763표)에 크게 패했다. 선거에는 총 유권자 1만6천139명 가운데 9천500명(58.9%)이 참여했다. 양측간 표차는 2천718표다. 

박 의원은 2010년 6.2지방선거 때 ‘수퍼맨’ 옷을 입고 선거운동을 해 눈길을 끌었는데, 이번에는 ‘하이파이브’팀의 총학생회장 후보로 나섰다.

정치인이 학생자치기구장에 출마해 학생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었던 점이 패배의 원인으로 거론된다. 

또 사회 양극화와 과다한 등록금 문제로 전국 대학생들이 대학본부나 학교법인, 정치권에 강경노선을 취하는 후보를 선호하는 쪽으로 기울었고, 원광대도 자연스레 이런 분위기를 탔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교과부 자료에 따르면, 한해 등록금이 학생 평균 759만원인 원광대는 호남 4년제 대학 가운데 두 번째로 등록금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상대후보인 ‘암행어사팀’ 총학생회장 후보 김용욱 군은 올해 대학본관 앞 피켓시위에 참여해 재단의 법정전입금 확충과 학교 재정운영 개선을 요구하기도 했다.

따라서 평소 비교적 강경한 입장을 보여왔던 암행어사팀이 학생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는데 유리했다는 평가다.

온건파로 분류되고 있는 현 총학생회에 대한 실망감도 암행어사팀이 승리하는데 일조했다. 학내에서는 그동안 총학생회 재정에 대한 투명성 문제가 제기돼왔다. 학생회 예산과 학교지원금, 외부 후원금 등에 대한 사용처가 공개되지 않았던 것. 아울러 현 학생회 출범에 대한 의문이 해소되지 않았고, 학생들과 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반면, 암행어사팀은 재단의 학교발전기금 남용의혹, 학문단위 구조조정, 도서관 착공 지연 등 학내 논쟁점에서 독자적인 의견을 피력하는 등 학교문제에 적극 개입해왔다.  

한편, 같은 날 치러진 총여학생회 선거에서도 '암행어사팀'이 승리했는데, 유효투표 수의 60.9%(2천459표)를 얻었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