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수도공사 업체가 시·군으로부터 긴급공사 대행허가를 받은 뒤 수십년 간 독식하던 관행이 철퇴를 맞게 됐다. 익산시도 긴급한 수도복구 공사를 7~8개의 업체들이 수십년간 이를 독식해왔는데, 국민권익위의 권고에 따라 익산시가 지역 91개 모든 업체에 공개경쟁을 통해 긴급복구를 대행토록 할 방침으로 지역 업체들이 환영하는 분위기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21일, 수도공사 대행업 제도 운영과정의 불공정한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현재 각 시·군 조례에 있는 수도공사 대행업 기간연장 및 갱신 조항을 삭제하고, 상하수도 설비공사업체는 누구나 동등한 수주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경쟁체제를 도입하라고 전국 161개 시·군에 권고했다.

지난 24일 국민권익위원회는 익산시를 포함한 15개 시·군에 대한 실태조사를 한 결과 특정업체와 장기간 대행업을 유지하고 있거나, 이 과정에서 공무원과의 유착소지가 있는 경우가 있었고, 수의계약으로 인해 신규업체는 진입이 제한되는 등의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익산시상수도급수조례 7조는 "급수공사의 설계 및 시공은 시장이 행한다"고 규정하면서 "다만, 시장이 직접 시공할 수 없을 때에는 시장이 지정하는 급수공사 대행업자에게 그 공사의 전부 또는 일부를 위탁시공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같은 조례 8조는 대행업자에 관한 규정을 두고 급수공사대행업자 허가 등 필요한 사항은 규칙으로 정해두고 있다. 익산지역에서는 그동안 이 조례에 따라 매년 8개 업체가 긴급 수도공사를 독식해왔다.

익산시는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익산시상수도급수조례 7조와 8조를 삭제하고 '익산시수도급수공사대행업자영업규칙'을 전면 폐지할 방침이다.

국민권익위원회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익산시에서 수도공사가 가능한 상하수도설비공사업 보유업체는 모두 91개로 나타났다. 이 91개 업체 중 8개업체만이 그동안 긴급수도공사를 수주해 온 것이다. 이 8개 업체 중 N수도사의 경우 1971년부터 40년간이나 익산시 급수공사 대행을 독식해왔다. 또한 8개 업체 중 최저 기간 공사대행을 한 업체인 O수도사의 경우 18년간이나 급수공사 대행을 독식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익산시는 91개 업체 중 단가입찰제도를 도입, 2~3년 단위로 재공모를 통해 공개경쟁으로 업체를 선정한다는 계획으로 특정업체 독식 관행체제가 사라지고 모든 업체에 공모를 개방할 계획이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