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궁축산단지는 왕궁면 온수리 구덕리 일대 익산, 금오, 신촌 3개 농장으로 1949년에 조성되어, 현재 한센인 499세대를 포함, 2,209명의 주민들이 돼지 14만 마리와 닭 5만 2,000 여 마리, 한우 789마리를 키우고 있다. 생계를 축산업으로 유지하게 되면서 왕궁축산단지 내 3개 저수지에는 처리되지 않은 축산오수 57만4,000㎥가 장기간 방치되어 있고, 매일 배출되는 오폐수 1,165톤이 인근 익산천과 왕궁천을 통해 새만금 상류인 만경강으로 흘러 수질을 크게 오염시키고 있다. 방류수 수질기준(BOD 30㎎/L)보다 훨씬 높은 300~500㎎/L 수준으로 방류되고 있다. 새만금 수질개선을 위해 정부는 2001년부터 1조3,000억 여 원의 예산을 투입했으나  익산천의 오염도는 BOD기준으로 10배가 증가한 574ppm이나 되어 10년전과 비교해 전혀 개선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편집자 주>

정운천 전 장관 왕궁면 방문,
축산단지 오염원 해소를 천명

이러한 지역의 오랜 숙원사업은 새만금 수질 개선차원과 특수지역 복지문제로 이슈화 되면서 1월말 익산에 온 이재오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이 왕궁축산단지를 방문하여 ‘새만금의 수질 개선과 한센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축산단지문제를 원점에서부터 검토’해야 한다고 밝혀 철거이전의 문제해결에 희망을 갖게 하였다.

그리고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하여 축산단지 문제 해결을 공약한 한나라당 후보 정운천 전 장관이 6월 22일 왕궁면을 방문하여 "1120억원이 투입되는 왕궁 문제가 주민들의 염원에 따라 내년도 예산에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고 왕궁지역 주거환경 개선으로 105억을 들여 조성되는 한센인촌 주거시설이 주민들에게 보다 유익한 시설로 새롭게 단장되기 위해 익산시와 주민 간 협력 할 것을 당부했다.

한나라당 도지사 후보였던 정운천 전 장관이 새만금과 연계된 큰 틀 안에서 2015년까지 왕궁축산단지 오염원 해소를 천명하고 나서면서 지역의 오랜 숙원사업 해결에 밝은 빛을 던져주고 있다.

‘왕궁 용지 환경개선협의회’와
국토해양부 철거이전 ‘부정적’

그러나 전북도에 따르면 왕궁축산단지 문제는 익산시가 '철거이전'을 전제로, 총 사업비 4722억 원 중 지장물 철거 보상비와 축분 제거를 위한 사업비 1493억을 국비로 지원해 줄 것을 건의했으나 지난 4월 왕궁축산단지에 현지실사를 벌인 국무총리실 '왕궁·용지 환경개선협의회'는 막대한 재원 마련이 어렵다며 '철거이전' 방식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으로 '이전철거' 보다는 가축분뇨처리장 보강공사의 추진과 함께 현재 진행되고 있는 '휴·폐업 축사 매입'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왕궁축산단지를 철거 이전하려던 전북도와 익산시의 계획이 정부에서 국비부담에 따른 난색을 표명, 차질이 예상되고, 3월 전북도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국토부의 '만경·동진강 하천정비사업'에 포함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최근 국토부가 원점에서 검토한다고 하여 사업에 포함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국무총리실 '왕궁·용지 환경개선협의회' 실사단이 “재원 마련이 시급하지만 법적으로 재원을 마련할 근거가 없다면서 새로운 법이 만들어지지 않는 한 사실상 재원 확보 방안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던 것과 “가장 적은 비용을 들여서 추진하는 새로운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다"고 말한 것이 반영되어 사업 추진의 장기화를 예고하고 있다. 현재 왕궁축산단지 이전사업은 환경부가 주관부처로 추진되고 있으며, 국무총리실은 7월께 최종 입장을 밝힐 예정에 있다.

익산시 관련 공무원은  "새만금 수질관리와 수질 향상은 왕궁 축산단지의 철거 없이는 기대하기가 힘든 상황 이라면서 "전북도, 정부와 함께 한센인의 복지 인권과 새만금의 환경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예산확보에 최선의 노력을 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왕궁 축산단지 이전 사업은 이제 익산시와 전라북도의 문제, 지역의 숙원사업을 넘어 대한민국의 성장 동력에 허브가 될 새만금의 완성을 위해 해결되어야 할 정부의 숙명적과제로서 지역 정치권과 시민모두의 협력적 역량으로 정부를 설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