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뛰는 시 의원의 작은 몸짓, 큰 변화
“상식과 원칙이 통하고 바로서야 됩니다”

"본인은 잘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시민들이 잘한다고 생각해주시는 데 감사할 따름입니다."

김대중 의원(36세 모현동 송학동)에게는 겸손이 몸에 베어 있다. 그는 스스로 "행복한 정치인이 틀림없다"고 말한다. 시민들이 "젊은 사람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고 더 열심히 하라"고 기회를 주며 6.2지방선거를 치른 익산지역에서 가장 많은 표를 선물했다.

그는 '발로 뛰며 주민을 찾아가는 시의원'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의 주민만을 생각하는 정치철학이 그의 특장점이자 비결이다. 

김대중 의원은 올해 치른 6.2 지방선거 '가'선거구(오산. 모현. 송학)에서 6,033이라는 최다 득표로 재선에 성공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5.31 지방선거에서는 전국에서 두번째, 익산지역에서는 최연소로 정치에 입문했던 젊은 시의원이다.

그는 익산시 관내 25명의 시의원들 중에서 유일하게 두번이나 특이한 이력을 지닌 시의원인 셈이다. 김 의원은 그런 비결에 대해 "꾸준히 발로 뛰면서 주민을 섬기고, 인사 잘하며, 빠른 민원처리, 일하는 모습이 처음과 똑같다고 평가해 준다"고 답했다. 그가 발로 뛰는 모습을 보려면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 오후에 고현교회 앞과, 일요일에는 송학삼거리에 가면 볼 수 있다. 그곳에 가면 김대중 의원만이 전국에서 최초로 운영하는 이동식 해피콜센터가 있다.

주민불편은 그를 정치로 이끌다

김대중 의원은 시민으로 있던 시절, 주민들이 불편한 점이나 애로점을 이야기 할 공간이 없음을 피부로 느꼈다. 주민 건의가 쉽게 묵살되는 현실과, 행정의 권위적인 모습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제도적 장치가 많이 필요함을 느꼈다. 그것들이 그가 정치에 입문하게 되는 주된 이유였다.

김 의원은 평범한 서민 출신이다. 춘포면 삼포리가 고향인 그는, 대학에서 해산물 등을 기르는 양식학과를 졸업했다. 현재는 가족과 함께 개인 사업을 하는 평범한 주민에 속한다. 그래서 그에게 주민들의 삶은 곧 자신의 삶이다. 성격이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김 의원은 정부의 혜택으로부터 소외된 시민이 많음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을 찾게되었고, 행정기관이 더 많은 관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 정치 인생을 시작했다.

2005년 4월 당시 열린우리당에서 최초로 당적을 갖게 됐다. 5.31 지방선거를 위한 열린우리당 경선에서 1,106매의 유효 투표 중 6표 차이(556대 550)로 이겼고, 본선에서는 "김대중, 이름값 다 하겠습니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남다른 노력 끝에 당선됐다.

"나이도 어리고, 조직도 없고, 정치적 기반도 없기 때문에 저에게는 지역주민 밖에 없었습니다. 꾸준히 걷고 또 걸었습니다. 일정한 시간을 두고 최소 하루에 두시간 매일 걸어서 지역 주민을 찾으려 노력했습니다."

김 의원은 낮에 못하면 저녁에라도 꼭 주민들을 찾아 나섰다. 술을 마시지 못하는 그에게 주민들을 만나는 일은 곧 그의 삶 자체가 되었고 기쁨이 되었다.

주민 위한 정치를 현실화 하다

모현도서관의 설립은 그의 숙원사업이었다.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도서관 사업에 차질이 생길 때 이를 앞장서 나선 사람이 김의원이다. 금융위기로 물거품이 되려던 도서관 사업이 다행히 극복되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예정에 있지만 그의 애간장 절반 쯤은 숯검댕이가 됐다. 그래서 도서관이 12월이면 완공된다고 생각할 때 마다 보람을 느낀다.

"모현동과 송학동 지역은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국민기초생활수급자가 익산에서 세번째로 많습니다. 법적인 문제나 제도적인 한계로 모두를 도와주지 못해 안타깝습니다.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가 많습니다"며 김 의원은 걱정이 태산이다.

"배산체육공원에 갔는데 우연히 아토피로 고생하는 한 어린이를 봤습니다. 이를 보고 아토피로 고생하는 어린이들을 위해 어린이집을 친환경으로 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김 의원이 전국 최초로 국.공립 보육시설에 아토피 관련 각종 시책을 수립.시행할 수 있도록 한 '아토피 특수보육시설 설치 조례'를 발의한 배경이다. 아토피 질환이 있는 아동을 둔 부모들에게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시설을 선물하게 된 것이다. 김 의원은 가정의 양육 부담을 덜어주고 여성들의 사회 참여를 지원하는 한편, 일반 아동과 같은 프로그램 내에서 함께 생활토록 해 아토피 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전환과 차별화된 보육서비스를 제공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조례를 제정했다.

송학동 지안리즈 아파트 내에 있는 이 어린이집은 내부 벽면을 규조토로 하는 등 이 조례를 근거로 만들어진 김 의원의 작품이다. 기자재 음식 등은 친환경으로, 보건소에서 나와 아이들을 관리하며, 부모들에게 아토피에 대한 교육을 하도록 법으로 제도화 했다. 그래서 현재도 이 어린이집은 대기자가 90명에 달한다. 김 의원에 의해 만들어진 이 조례는 앞으로 300세대 이상의 주거공간을 지을 때는 반드시 지켜야 할 조건이다.

그의 관심사는 과거에도 주민, 현재에도 주민, 미래에도 주민이다. 현재는 단독주택에 도시가스 공급률이 10%도 되지 않는 점에 대해 이를 시정하려는 게 그의 중점 과제이다.

밑바닥 삶 소통하는 해피콜센터

"의정생활 하고 지역주민을 많이 만나면서 느낀 점은 '일반 주민들은 소통의 장이 없다'는 것입니다. 특히 나이드신 분들이나 젊은 엄마, 청년들의 경우 동네 시의원이 누구인지도 모릅니다. 정치 현실이 이처럼 주민들의 밑바닥 삶까지 미치지 못하다 보니 이러한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극복코자 이동 민원실을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김 의원이 만든 곳이 해피콜센터이다. 이 해피콜센터는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 오후에는 고현교회 앞에, 일요일 오후에는 송학사거리에 있다.

"꼭 관철되지 못하더라도 소통의 장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주민들의 응어리를 풀어드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마음에서 시작했다"는 게 김 의원의 설명이다.

주말시간은 누구나 쉬고 싶어하고, 자신의 시간을 가지고 싶어하지만 김의원은 귀중한 주말의 시간을 주민들을 위해 사용하기로 했다.

해피콜센터를 찾은 한 시민은 "주민들이 김의원을 아끼는 이유는 바로 거기에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을 통해 공부하면서 주민을 섬기는 의원으로 남고 싶습니다. 주민들께서 저에 대해 그렇게 높은 기대치를 가지고 있는 줄 몰랐습니다. 그 기대치를 갚기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주민을 잘 섬기고 주민의 입장에서 정치를 하면 잘 사는 익산시가 될 것입니다. 대신 원칙이 있어야 합니다. 원칙이 바로 서야 합니다. 상식이 통하는 원칙, 누가 보아도 상식이 어긋나지 않는 원칙을 세우고 싶습니다." 김 의원의 정치철학이다. 그에게는 정의로운 익산시대를 여러갈 짐이 지워져 있다. /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