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청 “전형실황 지켜보고 판결하려는 신중한 결정” 평가
자사고 합격 학생 자신이 속한 지역 전학 가능 “혼란 없을 것”

전북교육청의 자율형사립고(이하 자사고)의 지정취소 처분에 대해 익산남성고와 군산중앙고가 낸 '자사고 지정고시 취소처분 취소 소송'의 선고공판 기일이 내달 23일로 잡혔다. 이에 따라 입학전형에 차질과 혼란이 발생할 것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으나, 전북교육청은 오히려 재판부가 기일을 신중하게 결정한 것으로 평가하는 등 해석을 달리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전주지방법원 행정부는 지난달 26일 익산 남성고와 군산 중앙고에 대한 '자사고 지정고시 취소처분 취소소송' 2차 심리공판을 열고, 원고와 피고의 최후 변론을 들은 뒤 1심 선고 기일을 오는 23일 오전 10시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같이 결정된 선고 기일은 자사고 입학생 모집을 3일 앞 둔 시점으로, 남성고와 중앙고의 자사고 학생 모집이 끝난 뒤에 재판부가 피고인 전북교육청의 승소판결을 내릴 경우, 원고인 남성고와 중앙고의 자사고 학생 모집행위가 사실상 무효화 되는 데 따라 이미 자사고에 합격한 학생들이 심각한 혼란에 빠지는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남성고와 중앙고는 지난달 29일을 시작으로 오는 2일까지 자사고 전형을 고시한 가운데 입학생 모집을 진행, 오는 9일에는 합격자를 발표하게 된다. 또, 일반계 고등학교 전형의 경우 오는 16일부터 22일까지 학생을 모집하게 된다. 이때 자사고 전형에서 탈락한 학생들의 경우 일반계 고등학교 전형에 응시할 수 있지만, 법원이 오는 23일 선고공판에서 전북교육청의 손을 들어주게 되면, '자사고'인 남성고와 중앙고에 합격한 학생들은 '일반고'로 원위치 된 남성고와 중앙고를 다녀야 하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전북도교육청 대변인은 "자사고에 합격한 학생들은 전북 지역 내 자신이 속한 지역으로 전학이 가능하기 때문에 커다란 혼란을 초래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또 "일반계 고등학교의 정원 외로 입학생을 받도록 하는 방법도 있어 커다란 혼란은 없을 것이며 도교육청이 다른 대책들을 충분히 강구할 것이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또, "자사고 입학생 모집이 마감되는 날인 11월 2일 중앙고와 남성고의 원서접수 현황과 경쟁률 등으로 지원자 미달의 사태가 발생할 경우에, 특히 1개 학급의 인원수만 미달되어도 학교 운영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지켜보고 재판부가 참고해서 판단할 것으로도 예상된다"며, "따라서 재판부가 자사고의 입학전형이 마감 된 뒤에 선고기일을 잡은 것은 신중한 결정이었다"고 평가했다.

현재 남성고와 중앙고가 입학생을 모집하는 등의 자사고 전형일정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자사고 지정취소 효력정지가처분'을 법원이 받아들인 시효가 오는 23일 열리는 1심판결 까지만 효력을 발생한다. 이로써 1심 판결 이후는 전북도교육청이 처분한 지정고시 취소의 효력이 다시 발생하게 되고, 전북교육청이 1심에서 패소할 경우 교육청측이 항소하면 남성고와 중앙고가 다시 2심 판결까지 효력을 정지하는 가처분신청을 낼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이에 법원이 남성고와 중앙고 측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 자사고 문제는 다시 2심으로 진행되고,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취소처분이 효력을 발생하게 된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