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가 개방형 감사담당관 공모에 1차 실패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자체의 현실과 크게 동떨어진 자격기준에서 비롯한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적임자에게 적정한 급여를 지급하는 등의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7월부터 시행된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익산시는 내년 6월까지 감사담당관(5급 사무관)을 외부에서 채용해야 한다. 이에 따라, 익산시는 지난 8월 한차례 공개모집 공고를 냈지만 적임자가 없어 채용하지 못했다. 이로인해 지난 7월 1일 이한수 시장이 취임사에서 밝힌 ‘감사담당관 외부 인사 수혈’계획은 4개월째 지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익산시 인사담당 관계자는 “공개모집에 응모한 5명의 응시자 중 두 명이 최종 면접까지 갔지만 감사담당관으로 채용하기는 부족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 명은 육군 소속 감찰 장교였고, 다른 한 명은 농촌진흥청에 근무하다 4급으로 명퇴한 인사였는데, 나이가 60이 넘어 조직에 활력을 주기에는 부적절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감사담당관실의 한 직원은 “현행법상 5급 감사담당관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기준이 너무 까다로워 적임자가 응모하기에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자격기준을 보면 △5급 이상 공무원 경력 △판검사나 변호사, 회계사 경력 △규모 있는 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5급 이상으로 근무한 경력 등을 들고 있는데, 너무 까다롭다는 점이 제기된다.

이런 경력을 가진 사람이 민간기업보다 급여가 적고 임기도 최대 5년밖에 되지 않는 계약직 공무원에 응시하겠느냐는 것.

하지만 자격 기준과는 별도로 감사담당관의 외부 수혈은 자치단체장의 의지에 따라 달려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나라당 김태원(구로 을) 국회의원은 지난달 행안부 국정감사에서 “대부분의 자치단체가 감사담당관을 내년 6월까지만 채용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미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익산시 김용범 행정지원과장은 “1차실패 이후 잠시 유예기간을 두었다”며 “이달 중순께 재공고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