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 부지 공모로 선회

주민들의 반대와 특혜논란이 일었던 익산시 함열읍 바이오가스공장 설립 계획이 원점서 재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공장이 들어설 함열읍 흘산리 상지원 마을과 공장 부지 인근에 있는 학선리 주민들이 반대의사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한수 시장은 지난달 말 시장실에서 주민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동안 많은 주민들이 찬성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며 “하지만 주민 반대가 심하다면 공모사업으로 전환시켜야 되는 것 아니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언급은 익산시가 또다른 부지를 물색하거나 이 사업을 대체할 만한 사업자 또는 사업장을 물색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날 시장과의 면담에는 김영배 도의원과 함열읍자치위원장, 이장협의회장, 함열읍장, 농협 조합장, 번영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에 따라 바이오가스공장 설립을 강력 반대했던 주민들의 열기가 다소 누그러졌고, 이 시장의 언급이 마을 주민들 사이에 퍼지면서 상지원 마을에 공장이 들어서지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익산시 축산과 관계자는 “부지 공모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주민들이 계속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주민 민원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후보지를 조속히 지정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주민들이 바이오가스공장을 혐오시설로 알고 있는 데다, 가스 생산에 필요한 원료가 가축 전염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업체 관계자와 독일을 견학하고 돌아온 익산시의회 양종규 의원은 “독일 현지에서는 인분과 돈분, 옥수수를 혼합해 가스를 만들고 있었지만, 상지원 마을에 들어설 공장에서는 음식물쓰레기와 돈분, 도축 부산물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크게 달랐다”고 말했다.

양 의원은 이어 “도축 부산물 반입과정에서 가축 전염병 감염이 우려되고, 음식물쓰레기 차량이 들고날 때 악취가 날 것이라는 주민들의 우려도 일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의견에 불구하고 일부 주민들은 양 의원이 업체 관계자와 독일을 다녀왔고, 사업에 찬성하는 것처럼 비쳐지는 것에 대해 달갑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의식한 듯 양 의원은 "굳이 익산시가 이 사업을 해야 한다면 상지원·학선마을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하면 좋겠다는 의사를 축산과에 전달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특히 "업체가 바이오가스공장을 20년간 운영한 후 익산시에 기부채납한다는 계획은 노후된 시설 처리에 시 예산만 낭비될 수 있어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익산시는 지난해 바이오가스공장 부지 매입비 10억원을 편성했으며, 올 3월에는 현대엔지니어링, 립코, 삼부토건으로 구성된 (주)HLS 홀딩스 관계사들과 양해각서를 맺고 함열읍 흘산리 상지원 마을 1만여평에 일일 처리 용량 300톤 규모의 공장 설립을 추진해왔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