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지역 시민단체들이 자사고 승소 판결에 대한 악영향을 우려하며 항소심 재판부에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자립형사립고 반대 익산시민대책위원회(이하 시민대책위)는 26일 "우리는 항소심 재판부의 결정에 분노하며 유감을 표한다"며 "재판부는 또다시 지역의 현실과 지역민의 의견을 철저히 외면한 결정을 내림으로써 어떠한 대책도 임시방편에 불과하게 만들었다"고 논평했다.

24일 광주고법 전주 제1행정부(재판장 고영한 전주지법원장)는 남성고와 군산 중앙고가 전라북도교육청을 상대로 제기한 '자율형 사립고 지정 고시 취소처분 취소소송' 항소심 재판에서 전북교육청이 제기한 항소를 기각했다. 

이에 대해 시민대책위는 "남성고의 자율형사립고 전환은 지역교육의 현실로 볼 때, 심각한 교육의 질 저하와 교육차별 심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 됐다"고 우려했다.

전북교육청이 지난 20일 발표한 전라북도 평준화지역 인문계고등학교 학교배정현황에 따르면, 익산 남학생 고등학교는 학급당 학생 수가 43명으로 큰 폭으로 증가해 과밀학급이 됐다.

이는 남성고가 자율형사립고로 전환됨에 따라, 남성고 정원 350명만큼을 나머지 고등학교가 대신 나눠 떠안아야 했기 때문이다.

시민대책위 관계자는 "익산의 상황은 전주가 38명, 군산 30명에 비해 우려할 정도로 심각한 과밀학급"이라고 말했다.

시민대책위는 또 "남성고의 자율형사립고 전환을 계기로 익산지역 고교의 교육여건은 최악으로 치달을 전망"이라며 "익산지역 고등학교 학급 당 학생 수는 여학생 33명, 남학생 43명으로, 남녀 간에도 심각한 수준의 불균형이 일어났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과밀학급으로 인해 학습 집중도가 떨어지고 일상적인 학교생활에서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등 학습권을 침해받게 됐다"며 "교사들도 교수 및 학습 여건이 최악의 상황이 됐다며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민대책위는 특히 "이제 전라북도교육청은 학생들의 수업권 보장과 안정적인 교육여건에 대한 보완대책 신속하게 수립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면서 "한편으로 공교육을 파행으로 몰고 가는 자율형사립고 취소에 대한 분명한 태도와 적극적인 대응을 취하라"고 촉구했다.

남성고등학교에 대해서는 "애초 자율형사립고 신청 당시부터 수많은 시민사회와 지역주민들이 이러한 사태를 우려하며 만류했음에도 불구하고 철저히 묵살하며 무리수를 두어 추진함으로써 발생한 지금의 결과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