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회 참석, 선대위 구성 두고 자극성 발언 빗발

건전한 정책공약 대결과 동떨어진 정치공세 양상

4·15 총선이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토론회 참석이나 선대위 구성을 두고 후보들간 첨예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시기가 임박할수록 상대 자극성 발언들이 쏟아지며 건전한 정책대결을 원하는 유권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총선이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익산갑·을 지역 공히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한 타 정당 후보들의 공세가 연이어 펼쳐지고 있다. ‘민주당 경선이 곧 당선이라는 인식은 유권자인 시민들을 무시하는 처사’라는 주장이 기저에 깔려 있다.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정작 유권자의 올바른 선택을 위해 필요한 정책이나 공약 등에 대한 검증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각 후보 캠프에서 기자회견이나 보도자료를 통해 자신의 정책공약을 나름대로 알리고 있지만, 적잖은 시선이 상호 공방에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익산갑의 경우 민주당 김수흥 후보에 대한 토론회 참석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민생당 고상진 후보와 민중당 전권희 후보는 함께 지난 19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김수흥 후보에게 정책공약 검증 토론회를 제안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선거운동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정책과 공약, 인물 됨됨이를 유권자에게 알리기 위한 방편으로 공론의 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5일 후인 24일에는 1시간 간격으로 익산시청 기자실에서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공세에 나섰다.

전권희 후보는 “정치철학, 정책공약, 선거운동에 대해 평가와 검증을 받는 것은 후보의 당연한 의무인데, 만일 이것을 거부하고 피하려 한다면 애당초 후보로 출마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고, 고상진 후보는 “후보자의 도덕성과 자질, 정책과 공약을 익산시민들께서 충분히 인지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공개토론의 장으로 나와 달라”고 요구했다.

고상진 후보는 또 다음날인 25일 재차 기자회견을 자청해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고 시간만 지나면 당선이라는 생각으로 깜깜이 선거를 하자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그간 제기됐던 각종 의혹에 대해 부인과 변명으로 일관했을 뿐 현재까지 속 시원한 해명도 없다”고 발언 수위를 높였다.

이에 대해 김수흥 후보 측은 이를 선거 전략적인 차원에서 판단하는 모양새다. 특히 각종 의혹에 대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같은 말을 반복하는 정치공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토론회가 본래의 취지와는 달리 전략적으로 악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다만 정책공약 검증을 위한 법정토론회는 참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익산을 지역 역시 민주당 한병도 후보가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 경선 이전부터 불거진 기소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여전히 SNS 상에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민생당은 중앙당 차원에서 수차례에 걸친 논평을 통해 기소된 피고인을 공천한 민주당을 겨냥하고 있다.

또 민생당 조배숙 후보는 최근 한병도 캠프 선거대책위원회 구성과 관련해 20일 논평을 내고 “과거 새누리당 출신 인사와 팀을 이룬 것은 어이상실을 넘어 삶은 소머리도 앙천대소할 일”이라며 “적폐청산을 부르짖던 한병도 후보가 민주당이 주장하는 적폐세력을 간판에 세우고 동거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한병도 후보 측이 “당의 외연 확장을 위해 인재를 영입하는 것은 당연하고 권장할 일”이라는 입장을 밝히자 “지나가던 소가 웃고 갈 목불견첩(사람이 남의 허물은 볼 줄 알아도 자신을 제대로 보지는 못함)”이라고 재차 날을 세웠다.

현재 한병도 후보 캠프는 정치공세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는다는 방침 하에 선거운동에 나서고 있으며, 토론회 요청의 경우 일정이 허락하는 한 전부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좋은정치시민넷 손문선 대표는 “선거는 출마자가 당락을 위해 뛰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유권자한테 선택을 받는 유권자 주권행사의 문제이기 때문에, 각 후보들에게는 유권자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전달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특히 요즘 같이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후보자와 유권자간 접근이 제한된 시기에는 정책이나 비전을 가지고 열린 공론의 장에 나와 유권자와 교감하는 것이 유권자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면서 “각 후보자들이 유·불리에 따라 판단하지 말고, 유권자의 올바른 선택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피력했다.

한편 지난 26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된 후보자 등록기간에 익산갑 지역에는 더불어민주당 김수흥·미래통합당 김경안·민생당 고상진·민중당 전권희 후보가 등록을 마쳤다. 익산을 지역에는 더불어민주당 한병도·민생당 조배숙·정의당 권태홍·국가혁명배당금당 최규석·기독자유통일당 이은재·무소속 배수연 후보가 등록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