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오후 12시께 원광대학교 후문 앞에는 검정색 옷을 입은 학생이 판소리를 공연하고 있다. 그 등 뒤의 닫힌 교문에는 '음악과 폐과 철회를 위한 작은 음악회' 라는 펼침막이 걸려 있다. 판소리가 끝나자 역시 검정 옷을 입은 바이올린 등 관악기 연주자들이 가설무대에 오른다.

이들은 원광대학교 음악과 학생들이다. 지난 3월 18일 학교 본부측이 일방적으로 2021학년부터 32명 정원의 음악과 폐과 결정을 한 이래 모든 음대의 학과가 돌아가면서 '철회 요구' 공연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공연은 지난 2월 24일부터 시작하여 학생들이 전공별(음악전공, 국악전공)로 공연 때마다 참여 인원을 정해서 진행하고 있다.

이날 가설무대 옆에서 피켓시위를 하고 있는 학생들은 “학교 본부측에서는 절차를 무시하고 오로지 폐과 결정을 되돌릴 수 없다는 말만 한다. 이러한 부당한 결정을 철회시키기 위해 음악회는 계속될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음악과 한 교수는 “신입생 등록금을 받은 상태에서 폐과 결정을 했는데, 학생들에게 미치는 피해가 대단히 크다. 학교 본부측은 음악과 학생들에게 학습권을 보장한다고는 하지만 절차를 무시하고 부당하게 폐과 결정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학생들이 시위를 하고 있고 신입생들과 재학생들이 피해를 받고 있는데 본부측에서는 왜 이렇게 진행을 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학생들이 줄어들면 오케스트라 구성도 안 되고 합창도 이뤄지지 않는데 무슨 학습권을 보장할 수 있냐”며 비판했다.

또 "절차를 무시하고 진행했으면 절차대로 다시 진행하는 것은 문제도 아니다”며 폐과 결정의 철회를 호소했다.

한편 원광대 교무위원회는 대학본부에서 회의를 열고 2021학년부터 32명 정원의 음악과를 폐과하기로 결정했다.

김한빛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