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공사과정의 행정행위 지연은 반드시 로비 불러” 논란 갈수록 증폭

'하수관거정비 임대형 민자사업'(BTL)을 추진하고 있는 익산시 담당과장이 정당한 사유없이 은행보증(동의)을 거부하고, 불가피한 설계변경 요구를 묵살해 사업을 지연시킨데 따른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익산시는 지난해 2월 '익산시 북부3, 남부1, 남부2 처리분구' 등 총연장 92km에 711억여원을 투입하는 하수관거정비사업에 착수, 지난 12일 현재 26.89%의 공정율을 보이고 있다. 이 사업은 (주)포스코건설을 비롯한 4개 회사로 이루어진 특수목적 법인이자 시공사인 '청정익산(주)'와 은행간 보증(동의)을 익산시가 서고 시공사가 은행에서 사업비를 대출 받아 추진하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익산시 담당과장은 뚜렷한 이유도 없이 보증(동의)을 미뤄, 시공사가 익산시와 협의를 개시한지 6개월 동안 150억원의 기성급을 대출받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로인해 시공사는 지역의 하청 업체들에게 익산시를 움직여달라고 종용했고, 지역 하청업체가 지난 1월 초 부임한 담당과장을 상대로 조속한 보증(동의)을 수차례 적극적으로 요청했으며, 익산시는 지난 4월에서야 보증(동의)을 선 것으로 알려졌다.

하수관거정비 사업의 경우 사업 설계기간이 짧아 사전 조사가 부실하다.

이로인해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설계상에 없는 지장물들이 많이 발생했고, 설계를 변경해야만 하는데 이에 대한 최종 결정권이 익산시 담당 부서에 있다. 

하지만 익산시는 설계 책임은 시공사에 있는 만큼 익산시는 추가비용을 인정 할 수 없다며 설계변경 요구를 일방적으로 묵살했다.

이로인해 신규 지장물 발생에 따른 추가비용을 감수하고 있다. 그러나 당초 설계를 심의한 익산시로서 부실 설계 책임을 면키는 어렵다.

뿐만 아니라 추가비용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시공사들이 지역 하청업체들에게 보이지 않는 압력을 가하고, 하청업체들은 담당과장을 상대로 설계변경을 수용하도록 설득해야 하는 고달픈 실정에 놓여 있다.  

이에 대해 담당과장은 "은행에 동의를 해주면 익산시에 피해가 갈까 염려 해서 안해줬는데, 나중에 알고 봤더니 민투사업은 동의를 해주는 게 상례여서 동의를 해준 것이다"고 밝혔다. 또 설계변경 문제에 대해서는 "설계변경 문제는 시공사 책임이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담당과장은 토목직 공무원으로 공사분야에서는 전문가여서 민투사업의 은행보증(동의)이 상례라는 사실을 몰랐을리 없다는 게 관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뿐만 아니라 하수관거정비 임대형 민자사업의 경우 설계기간이 짧아 공사현장에 대한 사전조사가 부실해 공사 중 전기와 통신, 수도 등 지장물이 많이 발생하고 구 시가지의 경우 정화조가 방바닥에 있거나 증축한 건물 내부에 있는 경우도 많은데 이것을 담당과장이 모른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것이다.

한편 이 사업의 한 관계자는 "정당한 사유 없는 사업지연은 반드시 로비를 부르는데 담당과장이 토목직 전문가라는 점에서 실로 위험한 인물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