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 졸라매기는커녕.. 업무추진비 1억원가량 늘어

본예산 심의서 전액 삭감 불구.. 추경에 슬쩍 꼼수도

예산이 성립한 후에 생긴 부득이한 사유로 편성되는 추가경정예산에, 소모성·선심성 예산으로 지목돼 온 홍보비가 무려 7억원이나 편성되고 정작 삭감의 대상이 돼야 할 업무추진비는 오히려 1억원 가까이 증액 편성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홍보담당관실 외 각 부서에 ‘숨기기’로 신규 편성한 홍보성 예산이 적잖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그동안 부르짖었던 ‘재정비상체제’는 허울 좋은 구호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지난 12일 익산시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김상수)은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본예산 편성에 있어 부채상환 의지가 없고 선심성·소모성 예산만 늘어난 전형적인 생색내기식 편법 예산편성이라는 지적을 받으며 시의회로부터 대폭 삭감을 당했고 시민사회단체까지 나서 비난 성명을 내놓는 등 혹독한 평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익산시가 이번 제1회 추경예산편성에 있어 또다시 우를 범하고 있다는 평가가 높다”며 날카롭게 비판했다.

익산시가 심의를 위해 의회에 제출한 올해 제1회 추가경정 예산안에 따르면, 홍보비 명목의 예산이 7억300만원이나 편성된 것으로 드러났다. 홍보담당관의 홍보매체를 위한 광고료 2억원 증액을 비롯해 각 부서에 이른바 ‘숨기기 예산’으로 신규 편성된 예산은 파악된 것만 23건 총 5억300만원에 이르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기획예산과 주요 시정현안사업 기획 홍보 2,000만원 ▲투자유치과 향토기업 육성 홍보 1,000만원 ▲민생경제과 전통시장 골목상권 살리기 월별 캠페인 1,800만원 ▲문화관광과 전통문화예술행사 홍보 5,000만원, 문화생활을 위한 관광명소 홍보 1,000만원, KTX열차 내 관광영상 홍보 5,000만원, 문화관광을 통한 삶의 질 향상 홍보 1,200만원 ▲역사문화재과 유네스코 세계유산등재 캠페인 광고 2,000만원, 이천년 역사고도 익산 홍보 3,000만원, 유네스코 세계유산등재 동영상 홍보 5,000만원 ▲한류패션과 귀금속보석산업 활성화를 위한 홍보 2,000만원 ▲여성보육과 여성보육 기획 홍보 2,000만원, 육아보육도시 지역방송 홍보 3,000만원 ▲농산유통과 탑마루 농특산물 도심권 광고 2,000만원 ▲기술보급과 농촌지도연구사업 홍보 1,200만원 ▲식품클러스터지원과 국가식품클러스터 인터넷 홍보 1,000만원, 지역신문 홍보 2,000만원, 대중교통활용 홍보 2,000만원 ▲녹색환경과 깨끗한 환경조성으로 녹색청정도시 기획 홍보 1,500만원, 녹색클린도시 조성 홍보 2,000만원 ▲청소자원과 청정도시 익산 조성을 위한 기획 홍보 1,000만원, 재활용품 분리배출 홍보 2,400만원 ▲도시개발과 도시재생 및 경관사업 추진을 위한 홍보비 1,200만원 등이다.

이 같은 홍보예산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부득이한 사유 내지 편성의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특히 재정비상체제 속에서 각종 주요 현안사업 및 주민숙원사업 예산을 삭감하거나 사업추진을 포기했던 익산시가, 추경을 통해 홍보비를 7억원이나 편성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부채해결의 선봉에서 모범을 보여야 할 시장과 부시장 등의 업무추진비는 오히려 증액이 됐다.

기관운영 업무추진비의 경우 기정액 2억3,308만원에서 2억8,720만원으로 5,412만원 늘어났으며, 시책추진 업무추진비의 경우에는 기정액 3억3,001만원에서 3억7,581만원으로 4,580만원이 늘어났다.

각종 홍보비 명목의 예산과 더불어 정작 삭감이 돼야 할 업무추진비 또한 증액 편성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시 재정상황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한 올해 본예산 편성시 심의과정에서 삭감됐던 예산들이 또다시 편성됐다.

시청 일부부서 북부권 이전과 관련된 예산은 사업주관 부서인 회계과가 아니라 차량등록사업소 보수 및 리모델링 공사 명목으로 기정액 4,500만원에서 6억6,000만원으로 6억1,500만원이 증액됐고, 함열출장소 노후청사 보수공사 명목으로 기정액 1억7,600만원에서 3억6,200만원으로 1억8,600만원이 증액됐다.

지난 본예산 편성 심의 과정 중 기획행정위원회에서 전액 삭감된 예산을 보건복지위원회나 산업건설위원회 소관 부서로 편성해 통과시키려는 꼼수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함열출장소나 차량등록사업소가 자체적으로 예산을 세워 보수나 리모델링을 할 수는 있지만, 그간 청사관리는 회계과가 주관해 왔고 업무의 특성이나 예산의 규모를 감안한다면 이 같은 지적이 힘이 실리고 있다.

이외에도 광역상수도 전환과 관련 수도정비기본계획 변경수립용역비 4억원과 시립교향악단 운영비 3억7,738만원 또한 다시 편성됐다.

이에 대해 김상수 위원장은 “북부권 청사 이전 등 공감대 형성 없는 일방적 사업 추진으로 지난번 본예산 편성 심의에서 전액 삭감됐던 예산이 은근슬쩍 이번 추경예산에 편성됐으며, 수억원의 언론 홍보비가 또다시 편성돼 선심성 예산 편성이라는 비난을 자처하고 나선 꼴”이라며 “시장이 누누이 강조해 온 비상재정시국이 도대체 어떤 것인지, 이번 추경예산안이 과연 건전재정운영을 위한 예산편성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추경예산이란 시민들이 절대적으로 요구하고 긴급하게 발생된 현안사업이나 숙원사업에 필요하고 절실한 예산을 편성하는 것”이라며 “시의회는 반드시 짚고 또 짚어 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