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악몽같은 악취가 익산시민을 괴롭혔지만, 익산시는 그 주범을 밝혀내지 않은 채 어물쩍 넘어가고 있다. 익산시민을 무시하는 행정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매년 지속되는 부당한 상황이 재발되지 않도록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야 한다는 여론이다. 악취의 현주소와 문제점, 그리고 방향성을 제시해 익산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코자 한다. <편집자 주>

2005년부터 2008년까지, 그리고 올해 5월부터 10월말경까지 익산시에 악취가 진동했다. 그러나 익산시는 순간 급속도로 발생했다가 사라지는 분뇨냄새와 화공약품 냄새로 파악되고 있는 악몽의 악취 근원지를 밝혀내려는 최선의 노력을 하지 않았고 밝히지도 못했다.

익산시가 침묵하고 있는 가운데 기온이 떨어지면서 악취는 시민들의 기억 저편으로 멀어지고 있다. 이러한 망각과 무책임은 악덕 악취유발 업체들을 양산하는 꼴로 시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익산시가 그동안 실시했던 악취포집의 결과와 악취의 주범을 주민들에게 반드시 공개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지난 8월 27일, 악취가 심해지자 익산시는 악취의 근원을 엉뚱한 곳으로 지목하면서 책임을 떠넘기기까지 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익산시가 전국을 뒤져서 찾아낸 EM(유용미생물)이다. 익산시는 내년부터 이 EM으로 하수구의 악취를 저감한다는 방침이다.

악취의 근원지 대기업

본 지는 지난 11월 29일자 보도에서 “익산시 제2공단 내 'LG생명과학'과 '국도화학'이 지난 5월부터 10월초까지 익산시 전역을 휩쓸었던 정체불명 악취의 주요 발생지인 것으로 추정” 되는, 익산시의 악취 포집 데이터를 보도했다.

하지만, 대기업인 LG생명과학과 국도화학은 익산시 담당공무원의 폐수 채집을 거절하고, 수개월 동안 시민과 기자들의 출입을 일체 통제하면서 악취를 발생시키는 업체임을 자인하고 있다는 빈축을 사고 있다.

2005년 당시 LG생명과학 하수처리장에서 채집한 폐수에서는 이소프로필알콜 수치가 법정기순을 초과해 배출되고 있었다. 이같은 사실이 적발되자 그동안 아무런 대책이 없이 악취를 발생시키던 LG생명과학은 25여억원을 들여 RTO(재생열산화장치)를 설치했다. 이후 익산시에서는 2008년부터 2010년 봄까지 아무런 악취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런데 2005년 5월부터 10월 말경까지 익산시 부송동과 어양동 및 영등동 일대는 밤마다 기승을 부리는 악취로 인해 잠을 이루지 못했다.

이후 시민들과 시민사회단체, 언론기관에서 익산시에 악취를 유발하는 회사들로 하여금 폐수처리장에서 폐수를 채집해 국립보건연구원에 수질분석 의뢰를 요구했으나 지금 현재까지 단 한번도 이 민원을 받아들여주지 않았다. 면죄부를 준 것이나 다름없다는 평가다.

다만 대기오염만 측정하기 위해 익산시는 8월 27일 수천만원을 들여 악취포집기를 LG생명과학 굴뚝과 LG자이아파트, 우남콤비타운아파트에 악취포집기를 설치했다. 하지만 이 악취포집기 역시 잦은 고장으로 수치를 제대로 기록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익산시는 정확한 데이터분석 한 번 하지 않았다. 특히 아파트 건물 내에 설치된 이 악취포집기의 풍향계는 전혀 쓸모가 없었고 풍향계의 기록은 무용지물임에도 불구하고 이 풍향계는 풍향을 기록했다.

익산시에 따르면, LG생명과학 측은 수차례 악취포집기를 이동시켜달라고 요구했다. 익산시는 또, 국도화학이 부산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미생물을 사용하면서 고강도의 악취를 유발시키는 업체임을 알고도 그곳에는 악취포집기를 설치하지 않았다. 익산시가 그들에게 면죄부를 준 것과 다름없다는 여론이다.

익산시는 또 악취의 주범을 밝혀내기 위해 LG생명과학 주변 경계부지에 포집기를 설치하지 않고 굴뚝 내부에 설치했다. 주변 경계부지의 희석배수 법적 허용수치는 15이다. 하지만 굴뚝 내부의 희석배수 초과한도는 500이다. LG생명과학이 굴뚝에서 내뱉는 희석배수는 평균 400~500을 기록했다. 8월 27일의 경우 LG생명과학에서 악취를 유발하지 않은 날에도 익산시에 악취가 발생했다. 이날 국도화학에서는 RTO시설이 고장났고 이날 악취의 강도는 극에 달했다. 익산시는 국도화학에도 역시 경계부지에 악취감지시설을 설치해야 마땅하다. 그렇지 않을경우 익산시가 대기업들을 상대로 면죄부를 주면서 여타 중소기업 등 환경관련업계 전체에 면죄부를 주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지적이다.

결국, 익산시 악취의 현주소는 곧 시민을 무시하고 있다는 여론이며, 대기업의 횡포에 시민들은 고통만 당하고 만 꼴이 되었고, 익산시의 침묵은 곧 익산시와 대기업의 유착의혹을 일으키면서 시민들과 행정과 기업 간의 불신풍조를 유발하고 있다.

익산시의 불성실 최종폐수 채집도 뒷짐

익산시는 대기업의 어떠한 횡포에도 저항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중소기업 하나를 유치하기도 힘든 상황에서 기존의 대기업에 대해 조사하거나 단속기관으로서 위엄을 보이는 형태의 행위는 부담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악취가 심하게 발생하던 당시 전라북도는 익산시에 악취에 대한 지도점검의 권한이 있다고 답변하고, 익산시는 전라북도의 권한이라면서 익산시와 전북도가 서로 책임과 권한을 떠넘겼다. 당시 익산시에 발생한 악취에 대해서는 아무도 단속 권한이 없는 꼴이었다. 결국 대기업은 마음 놓고 악취를 뿜어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그 폐해는 고스란이 익산시민에게 돌아왔다.

익산시는 2010년 한해 동안 29회의 악취를 포집해 적합 16건, 부적합 13건을 적발했다. 이에 대해 개선권고 10건, 조치명령 3건의 행정처분을 했다. 익산시는 부적합한 업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들 업체 대부분이 중소기업 또는 영세업체들인 것으로 파악되어 익산시의 대기업 비호론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익산시는 5월부터 10월까지 악취를 점검하면서 그동안 제대로 점검하지 않던 소규모의 악취 발생시설들만 적발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익산시 전역을 휩쓴 악몽같은 악취에 대해서는 일절 관심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그 결과에 대해 아직도 침묵하고 있다.

EM(유용미생물) 배양살포 기대 커

익산시는 2011년도 악취저감 대책을 계획 추진하고 있다. 봄철 악취발생사업장 강력단속, 하절기 재활용비료업체 관련부서 합동점검, 현장 상황실 조기 운영, 주민홍보활동, 발생원인별 지도단속 방법 전환 등이다. 하지만 이 대부분의 업무는 일상적인 업무로 파악된다. 대기업에 대한 철저한 관리대책이 없다. 역시 익산시는 대기업의 악취를 적발한 의지를 가지고 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가운데 익산시가 전국을 벤치마킹하면서 발견한 EM(유용미생물) 배양 살포를 통한 악취저감 대책을 2011년도에 적용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익산시는 유용미생물을 배양해 각 가정에 배분할 계획이다. 이 유용미생물들이 하수구에서 강으로 흐르는 동안 악취를 분해, 하수구 악취를 근절시킨다는 계획이다.

익산시는 이를 통해 하수구의 악취를 제거하고 수질을 개선,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다는 것.
각 가정에서 사용하는 하수는 각종 화학물질과 다양한 배출물질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대표적인 예로 베란다 세탁기의 경우 오염원이 하천에 유입되면 장기간 퇴적물이 싸여 부패한다.

이러한 유기물질에 유용미생물을 도입하는 방식이다. 1차 오염원인 가정에서부터 냄새를 저감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성남시와 고양시, 동두천시 및 제주도에서 실시하고 있는 획기적인 계획으로 시민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장기적인 악취 대안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의 환경마인드와 시민에 대한 존중의식으로 꼽을 수 있다. 대기업과 환경관련 업체 스스로 자의식을 가지고 악취를 발생시키지 않아야 한다. 도덕성과 윤리성이 요구되는 것이다.

이어 익산시의 투철한 악취 근절 의지에 있다. 기업의 윤리성과 익산시의 의지가 결합되었을 때 악취가 근절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른다.

익산시는 전북도와 환경부와 종합적인 연계망으로 대기업과 공단, 대규모의 악취 발생가능 기업에 대해 철저한 점검 단속을 해야 한다는 여망이다. 

원광대학교 생명나노학부 교수들은 일제히 입을 모아 "익산시가 도대체 왜 현재까지 악취의 원인을 찾지 않은 채 방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프로젝트를 세워 밝히려는 의지로 과제를 의뢰할 경우 확실하게 악취의 원인을 밝혀낼 수 있다"고 확언했다. 익산시가 시민을 우선적으로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대기업을 먼저 선택할 것인지 바로 지금이 결정을 해야 할 때이다.

LG생명과학과 국도화학, 그리고 여타 악취를 유발했던 기업들은 대시민 사과와 적절한 배상을 반드시 해야 할 것으로 익산시민들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