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석 국회의원은 국립수의과학연구원이 안동 구제역 발생지가 베트남이 아닌데도 이를 조작하고 은폐해왔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19일 자료를 통해 국제표준연구소의 지난 2월 17일자 보고를 인용하며 "지난해 11월 발생했던 안동바이러스와 베트남 바이러스의 유전적 일치율은 8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그동안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이 이 같은 사실을 알고도 조작을 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밝혔다.

이는 검역원의 그간의 주장과 비교해 무려 10% 이상 차이가 나는 수치로, 검역원은 그간 2010년 10월에 발생한 베트남 바이러스를 옮겨왔다고 하면서 2009년이나 2010년 초에 발생한 바이러스와의 일치율을 비교해 발표하며 98.44%로 거의 99% 일치한다는 주장을 해왔다는 것.

이 의원이 제시한 국제표준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실제 작년 10월 베트남에서 발생한 바이러스는 아예 계통이 다른 바이러스(Pan-Asia계)이고, 같은 해 9월에 발생한 베트남 바이러스도 안동바이러스의 유전적 일치율은 89.51,%에 불과하다. 근접한 바이러스 순번도 141번째로 사실상 다른 바이러스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통상 국제표준연구소는 가장 근접한 바이러스 상위 10개만을 공개하고 있다.

이춘석 의원은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가장 근접한 바이러스 상위 10위 리스트에서 베트남 바이러스가 빠진 이유가 홍콩바이러스를 많이 넣었기 때문이라든가, 베트남 바이러스를 빼고 10개를 추출했기 때문이라고 말을 바꿔왔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인간과 침팬지의 유전적 일치율도 98.4%”라며 “이번 국제표준연구소의 보고서를 놓고도 다른 소리를 한다면 명백한 은폐, 왜곡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신들의 잘못을 은폐하기 위해 사실을 보도한 언론사를 언론중재위에 제소하는 몰염치한 행태를 하고 있다”며 “이는 단순은폐보다 더 용서받을 수 없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의원 측은 특히 서상 (충남대 수의학과) 교수가 “검역원의 역학조사가 맞는다면, 베트남에서 10월 24일에 발생했고, 안동 농민이 베트남을 다녀온 것이 11월 초이기 때문에 상식으로 베트남 바이러스와 거의 일치해야 한다”며 “10% 이상 차이가 난다면 같은 바이러스라고 볼 수 없다”고 말한 것을 인용하며 검역원의 구제역 근원지 조작의혹을 비판했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