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청 공무원들이 개인이나 단체, 법인에 보조금을 지원할 때 관련 규정을 어기거나 사후 회계처리를 부적절하게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익산시청 감사관실이 지난 4월 본청 및 사업소를 상대로 2009년부터 올해 초까지 집행된 민간경상 및 보조금 사업 1천82건을 조사한 결과 46건의 부당행위를 적발했다.

감사관실은 27일 행정상 조치 35건과 재정상 조치 4건, 11건의 신분상 조치(훈계.주의)를 단행할 계획이라고 해당 부서와 당사자에게 통보했다.

이번 감사결과를 종합해 보면, 보조금을 주는 단계부터 잘못된 행위가 많았고, 보조금 사용과정과 사후 정산과정에서 부적절한 행위가 많아 세금의 부정 사용 및 편취 가능성이 엿보이기도 했다.

부당행위 유형별로는, 세부사업내역을 제출받지 않았거나 꼼꼼히 따져보지 않고 보조금을 준 경우, 미리 보조금 줄 사람을 정해놓고 나중에 형식적으로 심의해 선정하는 사례가 있었다.

특히 보조금 교부 결정 전에 시행한 사업에 대해서는 보조금을 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이를 어긴 사례도 적발됐다. 사업량이 감소돼 보조금을 적게 써야 하는데도 당초 사업량에 맞게 예산을 주기도 했다. 보조금을 받을 사람이 아닌데도 지급한 행위도 적발됐다. 시장의 사전 승인 없이 사업계획을 변경해 보조금을 지출한 경우도 있었다.

보조금 사용 과정에서도 문제점이 나타났다. 익산시는 보조금 사용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2007년부터 보조금 전용카드제를 도입했는데, 아직도 현금을 지출하고 간이영수증을 제출하는가 하면 계좌 이체, 무통장 입금 등의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업을 끝내고 난 후 정산을 하지 않거나 대충 검사를 해서 통과시킨 경우도 많았다. 목적상 쓰지 말아야 할 곳에 썼음에도 눈 감아준 사례가 있었고, 자부담을 규정보다 적게 했는데도 반납시키지 않고 그냥 넘어가기도 했다.

부당행위로 지적된 주요 사례는 △익산쌀 제주판매 물류비 지원 △농작업환경개선장비 지원사업 △서동축제 교부금 지원 △중앙체육공원 관리 소홀 △벼 건조저장시설 증축공사 지원 △단체 체육대회 지원 △무상급식비 지원 △오지 공용버스 보조금 △각종 사업에서 이자 정산 미흡 △공동선별장 물류비 지원 등이다.

감사관실 관계자는 "앞으로 담당 공무원들에게 보조금 업무처리 지침이나 사례를 교육시키고 사업에 대한 정기점검이 필요하다"며 "상황에 맞게 보조금 관련 조례도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