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익산시청공무원노조의 '의회 비난 기자회견' 문제가 노조 집행부의 유감표명으로 유야무야 마무리된 양상이다.

당시 노조 집행부는 기자회견에서 이경애 의원의 시정질문을 겨냥해 “행정사무감사인지, 시정질의인지 도대체 알 수 없는 내용과 도를 넘는 행동”이라고 강하게 비난했었다.

하지만 의회가 지난달 공식성명을 통해 이한수 시장에게 노조원들의 집단행동에 대한 조사와 처리를 요구한 이후 노조 집행부의 유감표명이 나왔다.

지난달 28일 최용식 위원장을 비롯한 노조 집행부 9명은 익산시의회 의장실에서 의회 대책위원들과 만나 유감을 표명했다.

이 자리에는 박종대 의장과 김일영 대책위위원장, 송병원 조규대 양종규 장오준 의원이 참석했다. 대책위 소속 손문선 의원은 개인 사정으로 불참했고, 박 의장은 공식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일찍 자리를 비웠다.

참석 의원들에 따르면, 노조 집행부는 ‘의회의 발목을 잡기 위해 그런 것이 아니었는데, 본의 아니게 뜻이 잘못 전달됐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이에 의원들은 이경애 의원의 시정질문은 시청 상용직원들에 대한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노조가 이를 비판한 점은 잘못됐다고 질책했다.

또 의원들이 규정된 시한 내에 시정질문 요지를 집행부에 제출했는데도, 노조가 사실 확인 없이 의원들을 비판한 것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원들과 노조 집행부는 ‘앞으로 잘 해보자’며 얘기를 끝냈다. 하지만 노조는 기자회견과 일부 언론을 통해 집중 포화를 맞았던 이경애 의원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없이 그냥 지나갔다.

이 의원은 “노조가 의장실에 와서 유감을 표시했다는 말은 들었다”며 “그러나 나에게는 아무 말도 없이 문제가 처리됐다”고 말했다.

노조는 또 처음에는 기자회견을 통해 시민들을 상대로 의회를 비판해놓고, 나중에는 공식적인 사과나 유감표명 절차 없이 의장과 몇몇 의원들만을 상대로 물밑 협상하는 방식을 취했다.

노조집행부를 면담했던 의원들의 행태도 미지근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조로부터 ‘매’ 맞은 의회가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에 앞으로 잘 해보자는 식으로 대응했기 때문이다.

한편, 익산시청 관계자는 기자회견 참석 노조원들의 근무지 이탈 등에 대해 “아직까지 조사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