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건축 당시 방음벽 검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애먼 익산시 예산 16억5,000만원이 투입된 모현동 이편한세상아파트 앞 방음벽 공사가 주민의견 수렴 없이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익산시의회 최종오 의원은 지난 3일 제219회 임시회에서 5부 자유발언을 통해 “방음벽 공사시 아파트 뒤쪽에 설치돼 있는 기존도로 폭이 확보돼야 하고, 영신교회에서 모현육교 사이 도로 약 130m가 심하게 꺾여 있어 서초등학교 학생들과 시민들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방음벽을 철도부지 쪽으로 약 2m 이동해 설치해 달라는 것이 주민들 민원”이라며 “하지만 철도시설공단은 주민의견 수렴 없이 공사를 추진하고 있고, 익산시는 예산을 16억5,000만원이나 투입해 놓고 아무런 관심을 갖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방음벽 공사는 호남고속철도 개통 이후 소음 등을 이유로 한 집단 민원으로 시작됐다. 민원의 근본적 원인은 2012년 모현주공아파트 재건축이 이뤄질 당시 방음벽에 대한 검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재건축 시행사에서 부담해야 할 부분임에도 제대로 설치가 되지 않은 채 준공이 이뤄졌다.

이후 모현동 이편한세상아파트 입주민들이 막대한 피해를 이유로 대책 마련을 촉구했고, 관련 예산 부담 탓에 해결책이 나오지 않으면서 난항을 겪다 2018년 2월 국민권익위원회 중재 결과 익산시와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비용을 절반씩 부담해 10m 높이의 방음벽을 설치하고 설계·시공은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이후 유지관리는 익산시에서 하기로 합의했다.

이로 인해 익산시는 총사업비의 절반인 16억5,000만원을 부담하게 됐다. 지난 4월 시작된 공사는 올해 12월 준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최종오 의원은 “아파트 건립 당시 예견됐던 문제들을 시행·시공사에서 마무리한 후 준공검사가 이뤄졌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문제해결 없이 준공 승인으로 막대한 시민의 혈세를 투입해 민원을 해결하는 것이 당연한 조치였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또 “도로 폭 확보, 방음벽 위치 이동 등 주민들 민원은 익산시와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잘 협조한다면 그다지 어렵지 않게 해결될 문제이며, 예산이 추가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익산시 예산이 16억5,000만원이나 투입되는 만큼 시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어떤 민원이 있는지, 어떤 애로사항이 있는지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