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초 계획보다 7년 앞당겨 전액 조기상환

익산시가 지방채 제로 시대를 맞이했다. 정헌율 시장 취임 당시 1,593억원에 달했던 지방채는 올해 모두 소멸됐다.

익산시 재정건전성 측면에서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왔던 지방채는 지난 2007년 신재생자원센터 설치, 2009년 산업단지 조성, 지방교부세 감액에 따른 차입금 등으로 인해 2011년 2,210억원에 육박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시는 지난 2014년과 2016년 2차례에 걸쳐 부시장을 단장으로 ‘부채상환 TF팀’을 구성해 재정운영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그 결과 2016년에는 144억원, 2017년에는 448억원, 2018년에는 593억원의 조기상환이 이뤄졌다. 그리고 올해 제2회 추가경정예산에 나머지 조기상환을 위한 408억원이 반영됐고 상환이 이뤄지면서 지방체 제로 시대를 맞게 됐다.

당초 계획이었던 2026년보다 7년 앞당겨 전액 조기상환이 이뤄지면서 29억원 가량의 이자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 재정건전성·재정효율성 모두 평균 이하

재정운영의 걸림돌이었던 지방채 문제를 해결한 것은 분명한 성과다. 하지만 성과의 상당 부분이 정부에서 지급하는 지방교부세 증액에 기대고 있다는 점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늘어난 가용재원을 미래발전을 위한 투자에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빚 갚는데 돌려막기를 하거나 아무런 세출구조 조정 노력 없이 경상경비나 선심성 민간이전비로 소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행정안전부가 243개 전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9년(2018회계연도) 지방자치단체 재정분석 결과를 보면 이 같은 지적이 힘이 실린다.

올해 행안부 재정분석에서 익산시는 재정건전성·재정효율성 모두 동종유형 평균을 밑돌며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한 해 살림살이 1조원 시대를 열고 지방채 제로 시대를 맞이했지만, 내실을 기하는 재정구조 혁신을 이끌어내지 못해 여전히 지방세나 세외수입 등 자체수입은 적고 경상지출이나 보조금 등 경직성 예산이 많은 불균형이 지속되고 있다는 결과다.

구체적으로 보면 재정건전성 부분 통합재정수지비율, 경상수지비율, 관리채무비율, 통합유동부채비율, 공기업부채비율, 공기업총자본대비영업이익률 등 6개 지표에서 모두 인구·재정여건이 유사한 지자체 평균을 밑돌았다.

재정효율성 부분에서도 자체수입(지방세+세외수입)비율, 지방세징수율, 체납액(지방세+세외수입)관리비율, 지방보조금비율, 출자출연전출금비율, 지방의회경비절감률, 업무추진비절감률 등 7개 지표 모두 유형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활동의 흑자규모를 나타내는 통합재정수지비율은 4.06%로 전년 10.39% 대비 6.33%p나 떨어졌다. 인구·재정여건이 유사한 시Ⅲ 유형의 평균은 9.54%다.

지방세나 세외수입 등 경상수익으로 인건비·운영비 등 경상비용을 어느 정도 충당할 수 있는지 나타내는 경상수지비율은 62.04%를 기록했다. 낮을수록 양호한 지표인데, 전년 대비 1.32%p가 올랐고 유형 평균보다 0.6%p 높다.

BTL지급잔액을 포함한 지자체의 상대적 채무수준을 측정하는 관리채무비율은 9.32%로 전년 대비 4.95%p 낮아졌지만, 유형 평균 2.75%와는 무려 6.57%p 차이를 보였다.

통합부채 관점에서 지자체의 부채충당 능력을 측정하는 통합유동부채비율은 16.71%로 나타났다. 낮을수록 양호한 지표인데, 전년 대비 0.35%p 상승했고 유형 평균 9.77%보다 6.94%p 높게 나타났다.

공기업관리 측면에서 자기자본 대비 부채총액 비율을 나타내는 공기업부채비율과 총자본 대비 영업이익을 나타내는 영업이익률은 각각 33.46%와 -4.98%를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낮을수록, 영업이익률은 높을수록 양호한 지표다. 하지만 부채비율은 유형 평균 12.26%보다 21.2%p 높았고 영업이익률은 유형 평균 -3.09%보다 1.89%p 낮았다.

자체수입 규모 파악을 통해 재정운영상 재원확보의 안정성을 측정하는 자체수입비율 중 지방세비율은 10.82%로 유형 평균 15.26%보다 4.44%p 낮았고, 세외수입비율도 3.80%로 유형 평균 4.94%보다 1.14%p 낮았다.

지방세 징수노력 정도를 측정하는 지방세징수율은 93.99%를 기록했지만, 유형 평균 96.27%에는 미치지 못했다.

세입 체납 관리 및 축소 노력을 판단하는 체납액관리비율 중 지방세는 1.52%로 유형 평균 1.38%보다 높게 나타났고, 세외수입도 2.71%로 유형 평균 1.08%보다 높게 나타났다.

지방재정 부담정도를 측정하기 위한 지방보조금비율과 출자출연전출금비율은 각각 11.58%와 3.12%를 기록했다. 보조금비율은 유형 평균 8.62%보다 2.96%p 높았고, 전출금비율은 유형 평균 2.59%보다 0.53%p 높았다.

이외에 지방의회경비절감률은 11.04%로 유형 평균 17.89%와 차이를 보였고, 업무추진비절감률도 12.42%로 유형 평균 16.52%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매년 예산안 분석을 진행하고 있는 익산참여연대는 “익산시 재정운영의 발목을 잡았던 지방채 문제 해결은 정상적 상환방법이 아니라는 적정성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매우 큰 성과”라고 평하면서도 “익산시는 세입의 과소추계, 조정 없는 지출의 반복과 증액 편성, 미래전략 부재에 대한 익산시의회와 시민사회단체의 지적에 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