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석 의원 읍면동 의정보고회에서 총선 ‘지지 호소’ 발언 반복

이춘석 의원의 읍면동 순회 의정보고회에서 사회를 맡은 조규대 익산시의회 의장이 사전선거운동에 해당하는 발언을 수차례 자행해 물의를 빚고 있다.
복수의 주민 제보와 현장 취재 결과 지난 7일과 8일 용동면, 함열읍, 웅포면에서 진행된 의정보고회에서 조규대 의장은 오는 총선에서 이춘석 의원을 적극적으로 지지해 달라고 발언했다.
지난 7일 용동면 의정보고회에 참석한 복수의 주민들에 따르면 사회를 본 조규대 의장은 보고회 말미에 마이크를 잡고 “4월 15일에 이춘석 의원 꼭 찍어 달라”고 했다.
같은 날 오후 함열읍 의정보고회에서는 “특히 이번 4월 총선에서 압도적으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부탁드리겠습니다”라고 했다.
다음날인 8일 웅포면 의정보고회에서는 “새해에도 익산시 발전을 위하는 길에 지도자 여러분들께서 우리 이춘석 의원님과 함께 해주시고 별도의 지혜와 용기를, 힘을 역량을 모아주시면 대단히 고맙겠다는 말씀드립니다. 아무쪼록 우리 이춘석 의원님 더 큰 정치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리겠습니다”라고 했다.
발언의 내용 및 취지가 4월 총선을 염두에 둔 이춘석 의원에 대한 지지 호소였고 이를 다수의 선거 경험이 있는 5선의 조규대 의장이 했다.
공직선거법 제254조(선거운동기간위반죄)는 ‘사전선거운동 금지’를 규정하고 있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국회의원의 의정보고회에서 제3자가 단순히 의례적인 내용의 축사 또는 격려사는 할 수 있지만, 그 범위를 벗어나 지지·호소 또는 선전하는 내용 등이 부가되는 경우에는 공직선거법 제254조 등에 위반된다’는 해석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판례도 마찬가지다.
부산고등법원은 92노1274 판결에서 ‘지방의회의원이 국회의원의 의정보고회에서 그를 차기선거에 당선시켜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은 그 발언이 비록 국회의원 의정보고회라는 명목으로 행해진 집회에서 이뤄진 것이라 하더라도 국회의원 의정활동보고의 차원을 넘어선 것으로서 사전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청주지방법원 제천지원은 2004고합6 판결에서 ‘A국회의원 의정활동보고회에서 같은 정당 지구당의 고문이 사회자의 소개로 연단에 올라가 참석자들을 상대로 연설을 함에 있어 “앞으로 A의원에게 힘을 주셔서 더욱 더 깨끗하고 성실한 국회의원으로서 이 나라 국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여러분들이 힘을 실어줄 것을 부탁드린다”는 취지로 지지를 호소해 선거운동기간 전에 선거운동을 했다’고 판시했다.
또 대구고법은 92노533 판결에서 ‘선거운동기간 전에 여러 사람이 모인 집회에서 입후보예정자를 소개하고 그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와 지원을 당부했다면, 이는 그 집회의 본래 목적이 무엇이냐에 상관없이 선거법이 정한 사전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이에 대해 이춘석 의원은 “의정보고회에서의 발언이 어느 선까지 용인돼 있고 어느 부분이 법 위반인지 당사자인 국회의원이 판단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의정활동보고회 과정에서 하는 멘트로 받아들였을 뿐, 사전선거운동 자리로 전락했다든가 반복되는 발언을 묵인했다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조규대 의장은 “특별한 것 없고 의식적으로 한 얘기도 아니다”라며 “사회를 보는 과정에서 다소 실수한 부분이 있는 것 같은데, 정말로 의도적으로 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