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활용계획도 없고.. 행복나눔마켓 이전도 숙제

구도심권 활성화를 위해 리모델링 이후 재탄생할 것으로 기대되던 구 익산경찰서 건물이 결국 철거 수순을 밟게 됐다. 향후 구체적인 활용계획조차 없이, 민선6기 들어 무작정 철거하기로 한 익산시의 일방적인 결정에 대한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내년도 회계과 예산안에 따르면, 익산시는 구 경찰서 건물 철거비용으로 1억원을 편성했다. 이같이 시가 그간의 입장과는 달리 철거하기로 갑작스레 결정을 한 것은, 17억원 가량 소요되는 리모델링 비용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이는, 그간 익산시가 내세웠던 입장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그간 익산시는 구 경찰서 건물이 재탄생되면 도심 지역 도시미관 향상은 물론 우범지대 예방, 대부를 통한 세외수입 증대, 민간사회단체 사회활동 지원에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리모델링을 추진한다는 입장이었으며, 이로써 구도심 활성화에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했다.

철거의 위기에 놓인 구 경찰서 건물은, 1,895㎡의 부지면적과 2,356㎡의 연면적,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1978년 완공된 건물이다. 익산시는 지난 2006년 2월 의회의 공유재산관리계획 승인을 취득한 후, 2007년 12월 익산경찰서와 토지를 교환하는 이행협약을 체결하고 중앙지구대와 배산 택지개발지구 내 경찰서 부지를 37억2,800만원에 매입해 2012년 10월 이행협약을 완료했다.

결국, 무려 37억원이 넘는 시의 공유재산이 갑자기 뒤바뀐 정책 때문에 철거 위기에 놓인 셈이다. 더욱이 현재 시는 철거 이후 구체적인 활용계획조차 세우지 못한 상태이며, 철거에 소요되는 3억5,000만원 가량의 비용과 현재 입주해 있는 행복나눔마켓의 이전 또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겨진 상태다.

이에 대해 시의회 임형택 의원은 “구 경찰서 건물을 리모델링해 행복나눔마켓 등 사회복지 관련 기관이 입주하도록 하겠다는 익산시의 입장이, 민선6기 들어 갑자기 철거로 변경됐다”면서 “37억원이 넘는 시의 재산을 향후 활용계획도 없이 무작정 철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지역의 한 사회복지단체 관계자 또한 “박경철 시장 취임 직후인 지난 7월, 철거하라는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당장 철거의 필요성이 있을 만큼 붕괴 위험이 있는 것도 아닌데 갑자기 일방적인 결정으로 철거를 추진하며 현재의 행복나눔마켓을 이전하는 것은,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가 주요 고객인 점을 감안할 때 접근성 측면에서 활용가치가 현저히 떨어질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또한 “리모델링 이후 지역 내 흩어져 있는 사회복지 관련 시설들이 입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모아졌던 만큼, 재고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