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단 지방채 상환.. 올해 10억, 내년 392억원
공약사업 47개 중 27개 예산 없어.. 차질 우려
중기지방재정계획 예산 미반영.. 43건 947억원
재정비상 불구.. 업무추진비는 40.37% 늘어나
원칙과 기준 없는 밀어붙이기.. 소통과정 절실 익산시가 재정비상체제를 전면에 내세우며 의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이 부채상환 실효성 검증이나 공약실현에 대한 의지는 물론이고, 중기지방재정계획 주요사업 미반영 및 삭감이나 업무추진비 증액 등 원칙과 기준이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21일, 익산시는 2015년도 일반 및 특별회계 세입·세출예산(안)으로 일반회계 7,588억원, 기타특별회계 126억원, 공기업특별회계 1,254억원 등 총 8,968억원을 편성해 의회에 승인을 요청했다. 이는 2014년동 본예산 8,687억원과 비교해 281억원(3.2%)이 늘어난 것으로, 재정비상체제를 천명한 익산시의 입장이 무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999년부터 매년 예산안을 분석해 온 익산참여연대는 “내년도 익산시 예산안은 일방적인 예산편성, 민간단체 길들이기, 검증 없는 예산편성, 정책방향 상실, 시민에게만 고통을 전가하는 예산안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며 “한마디로 권한남용 수준의 예산편성”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 산단 분양 지방채상환, ‘비현실적’ 익산시는 산업단지 조성을 위해 총 1,464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했으며 올해 7월 1일 기준 300억원을 상환, 1,164억원이 갚아야 하는 빚으로 남은 상태다. 따라서 산업단지 분양은 익산시 재정의 숨통이나 다름없는 상황이며, 부채청산을 위한 가장 큰 열쇠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은 분위기다. 실제 올해 11월 기준 분양현황을 살펴보면, 제3산단의 경우 총 157만5,000㎡의 분양대지 중 111만8,000㎡에 대한 투자협약(MOU)이 맺어졌으며 실제 분양계약을 맺은 부분은 68만5,000㎡로 전체의 43%에 불과하다. 제4산단의 경우에도 총 30만3,000㎡ 중 27만6,000㎡에 대해 MOU를 체결했지만, 실제 분양계약으로 이어진 부분은 9만7,000㎡로 전체의 32%에 그치고 있다. 실제 올해 익산시는 산업단지 분양을 통해 원금 180억, 이자 36억원에 이르는 지방채를 상환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실제로는 원금 10억, 이자 33억원 가량을 상환하는데 그쳤다. 이는 분양실적이 극히 미진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익산시는 산업단지 분양을 통해 지방채 원금 357억4,000만원, 이자 34억7,000만원을 상환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예산안을 편성했다. 하지만 올해 실적과 경제적 여건, 수도권 규제완화 등의 여건을 고려할 때 실현가능성이 매우 희박한 상황이다. 아울러 국내기업 이전비 지원 예산은 56억3,505만원에서 15억1,705만원으로 41억1,800만원을 삭감해 편성해, 분양목표를 높게 잡으면서 그에 따르는 보조금은 낮게 편성한 현실성 없는 예산편성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는 “특별회계 지방채 원금 357억원 상환 예산 편성은 산업단지를 분양해야 가능한데, 현실을 감안하지 않아 실현가능성이 매우 떨어지는 예산 편성”이라며 “공약사업이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실현가능한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공약은 ‘말로만’, 의지는 ‘없음’ 지난 11월 박경철 시장은 역사문화도시, 100년 먹거리산업, 안전·녹색도시, 시민우선 행정복지 등 4대 핵심과제를 실현하기 위해 8개 실천전략과 이에 따른 47개의 공약사업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중 2015년도 예산안에 반영된 사업은 20개 공약(43%)에 불과하고, 나머지 27개의 공약에는 예산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4대 핵심과제인 안전·녹색도시, 시민우선 행정복지와 관련된 예산이 대부분 반영되지 않아, 정책공약 실천 의지가 부족한 예산 편성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가람시조문학관 건립, 웅포관광지(테마파크) 조성, 농업보조금 지급 개선, 식품산업 전담기구 신설, 만경강 시민 휴식공간 조성, 국가식품클러스터 관계법령 개정, 팔봉 LNG공급관리소 주변 방화벽 설치, 악취제로화로 녹색클린도시 구축, 유해화학물질 사업장 안전관리 강화, 건축물 범죄예방 안전설계 의무화, 시민호수공원 조성, 도시재생사업 추진, 익산 KTX 역세권 종합기본계획 수립, 영세 상공인 대출지원 확대, 익산시 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 운영, 3~6급 장애인 지원, 북부권 활성화를 위한 행정기관 이전, 퀵서비스 배달원 및 대리운전원 특별지원, 어르신 상담 프로그램 강화, 노인전문강사 풀(POOL) 구성, 위킹맘 건강지원, 기초연금 미수급 기초생활수급자 특별연금 지급, 국가보훈대상자 특별지원금 지급, 건강 100세 노인건강 관리센터 운영, 농촌 실버타운형 마을회관 확대, 엄마품 24시간 아이돌봄 사업 확대, 노인효도복지 지원강화 등 27개 공약에 예산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는 “시민의 공감과 지지로 채워져야 참 공약”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실현 가능성과 우선순위를 고려한 예산 편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민선6기 익산시가 시민우선 행정복지의 핵심과제를 내세우고 있지만, 악취제로화로 녹색클린도시 구축 등 정작 시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공약 예산은 편성되지 않았다”면서 “해마다 반복되는 악취로 인해 시민들은 많은 고통을 겪고 있고 악취의 고통으로부터 탈출이 시민들의 간절한 소망인 상황 속에서, 국제안전도시 인증 등은 시민들에게는 공허한 메아리이고 주객이 전도된 예산 편성으로 느껴질 뿐”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팔봉 LNG공급관리소 주변 방화벽 설치나 유해화학물질 사업장 안전관리 강화, 영세 상공인 대출지원 확대 등 시민들의 생활에서 가장 먼저 필요한 사업들에 대한 예산이 우선순위로 편성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 중기지방재정계획은 ‘따로국밥’ 중기지방재정계획은 지자체의 발전계획과 재정수요를 중·장기적으로 전망해 효율적인 자원배분 및 지속가능하고 전략적인 운영을 위해 5년간의 재정운영계획 연동화의 기초적인 자료이다. 하지만 익산시가 내놓은 2015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2015년 중기지방재정계획 예산 7,366억원 중 반영된 액수는 76%에 불과한 5,631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안에 반영되지 않은 1,735억원은 국·도비 331억원과 시비 1,404억원으로, 내년 추경예산에 편성이 불가피하지만 현재 익산시의 재정여건상으로는 현실성이 지극히 낮다는 분석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된 예산 중 증액 사업이 40건 187억원이며, 감액 사업이 105건 974억원, 예산 미반영 사업이 43건 947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이 전혀 반영되지 않아 사업추진에 차질이 예상되는 43개 사업 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일반산업단지 진입도로 개설(국비 9억2,300만원, 시비 250억원), 하수종말처리장 BTO 운영(도비 5억9,000만원, 시비 89억4,800만원), 팔봉(부송)공원조성사업(시비 50억원), 아동복지시설 생활아동지원(도비 5억300만원, 시비 25억9,800만원), 노인전문요양병원신축(시비 21억6,300만원), R&D 및 비즈니스센터 건립(국비 1억원, 도비 9억원, 시비 13억원), 인화스파리스-제이파크간 도로개설(시비 7억원), 목천동 원주@-우석장례식장간 도로확장(시비 6억원) 등이다. 또한 암환자의료비 지원, 필수 예방접종 지원, 교육프로그램 지원(자체), 친환경유기질비료지원, 교통신호기 설치 및 유지보수, 공원녹지 수목 유지관리, 위험도로 개선사업 등 시민의 생활과 밀접한 사업 예산들이 중기지방재정계획에 비해 많게는 9억원에서 적게는 1억원 가량 삭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KTX 서부역사 진입로 확장사업, 문화예술단체지원활성화, 운수업계 유가보조금 지급. 재난관리기금, 천서·왕궁지구 하수관거 정비공사, 국가식품클러스터 정부기업지원시설 구축, 국내기업 이전비 지원, 시가지 내 블록화 사업, 미륵사지지구 관광지 조성, 지능형 교통체계 구축사업 추진, 귀금속보석산업 클러스터 조성사업, 소라산공원 조성사업, 안전한 보행환경 조성사업, 시설하우스 설치지원, 마동 주민센터 등 신축공사 등에서 각각 20억원에서 149억원에 이르기까지 사업 예산이 대량 감액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사업들은 주민숙원사업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사업추진을 위한 예산 편성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 업무추진비는 ‘증액’ 재정비상체제임을 이유로 주요 현안이나 주민숙원사업 관련 예산을 편성하지 않거나 대폭 삭감한 것과 달리, 내년도 업무추진비는 증액된 것으로 드러났다. 내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업무추진비는 올해 7억1,310만원에서 2억8,786만원(40.37%)이 늘어난 10억96만원이 편성됐다. 특히 기관운영 업무추진비는 1억5,838만원에서 2억8,720만원으로 무려 1억2,882만원(81.34%)이 늘어났으며, 시책추진 업무추진비는 2억1,822만원에서 3억7,412만원으로 1억5,590만원(71.44%)이 늘어났다. 이외에도 부서운영 업무추진비는 2억7,342만원에서 2억7,570만원으로 2,280만원(0.83%)이 늘어났으며, 정원가산 업무추진비는 6,308만원에서 6,394만원으로 86만원(1.36%)이 늘어났다. 이에 대해 익산시는 시장과 부시장, 국장, 읍면동장의 업무추진비를 20% 삭감했다고 밝혔지만, 이는 내년도 기준액 대비 20%를 삭감한 것일 뿐 2014년도 본예산과 비교했을 경우에는 총 2억8,786만원(40.37%)이 증액된 것으로 나타났다. ◇ 사라진 원칙과 기준, ‘비효율’ 익산시의 내년도 예산안에 편성된 자체 신규 사업은 65건 80억3,752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자체적으로 운용할 예산이 갈수록 줄어드는 반면 고정 예산은 늘어나고 있는 현실에서, 신규 사업은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자체 신규 사업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시립교향악단 운영(9억4,727만원), 차량등록사업소 보수 및 리모델링 공사(6억6,000만원), 예술의 전당 행사운영비(5억9,500만원), 예술의 전당 자산 및 물품 취득(2억9,239만원), 육아종합지원센터 운영(4억2,629만원), 함열출장소 보수공사(3억4,000만원), 시 홈페이지 개편(3억원), 신재생자원센터 기술진단 대행(2억3,000만원), 문화도시 및 창조거점 중심도시 육성 종합계획 수립(2억원), KTX 홍보관 운영(1억70,00만원), 국제안전도시 인증을 위한 기본조사 연구용역(1억5,000만원) 등이다. 이와 함께 국·도비가 반영된 신규 사업은 68건 182억3,835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시비부담금은 93억7,849만원으로 전체의 51%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체 신규 사업은 물론 국·도비가 반영된 신규 사업이 늘어나는 비중이 많아지고 국비 지원이 줄어드는 대신 시비 비중이 늘어나, 익산시의 예산 운용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는 “무조건적인 예산 편성이 아니라, 시민들의 삶과 생활에 가장 필요하고 효과적인 사업에 예산 편성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특히 “익산시가 부채상환을 부르짖으며 사회창안사업, 아동센터 난방비 지원, 학생신문 벼리운영, 거북이마라톤 대회, 재가한부모가족 김장비 지급, 학교급식 우수농산물 지원, 초·중학교 원어민 영어보조교사 사업, 익산평생학습축제, 사회단체보조금 차별 지원 등 많은 사업 예산을 삭감한 모습과는 달리, 매년 10억원 가량의 고정예산이 수반되는 시립교향악단 창단이나 역사문화재단 전환, 광역상수도 전환, 학교급식 우수농산물 지원의 경우 충분한 논의과정 없이 일방적인 밀어붙이기식 예산 편성이 이뤄졌다”면서 “재정여건이 어려운 익산시 현실에 비춰 전혀 납득이 가지 않고, 이러한 묻지마 식의 예산편성 이전에 시민들과의 충분한 소통의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산편성의 목적을 효과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예산의 규모가 결정돼야 하고, 예산이 편성돼 있다 하더라도 정책효과를 거둘 수 없다면 철저하게 낭비되는 죽은 예산이 되는 것”이라며 “이는 익산시가 비상재정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독단적으로 원칙 없는 예산편성을 한 것이 문제이고, 먼저 비상재정을 타계하기 위한 원칙과 기준을 제시하고 시민적 합의를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승욱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