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도 극복하고 매년 30억원 흑자 불구.. 공중분해 우려
익산의 향토기업인 하이트진로에탄올이 고용승계가 불투명한 상태로 타 지역 주정회사에 매각될 것이란 소문이 확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부도 이후 뼈를 깎는 노력으로 법정관리를 벗어난 뒤 매년 30억원의 흑자를 내는 알짜기업이 된 하이트진로에탄올의 매각 반대를 주장하는 직원들과 경상도 업체의 인수 저지를 위한 지역 상공인들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달 25일부터 준법투쟁에 들어간 하이트진로에탄올주식회사 노동조합(위원장 문삼구, 이하 노조)은 “이 지역 출신이 대부분인 50여명의 직원들은 부도 이후 한 치의 동요 없이 생산 활동에 전념하면서 250억원의 부채를 갚고 위기를 극복해 냈으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불우이웃돕기 등 지역사회발전에 꾸준한 지원을 해오고 있다”면서 “영남지역에 기반을 둔 주정회사(3개 회사 컨소시엄)가 인수할 경우 인원감축 및 생산기반시설 이전 등 근로자들의 생존권 위협은 불 보듯 뻔한 사실”이라고 역설했다. 또 “회사의 사정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매각이 이뤄질 경우, 당초 약속한 전 직원 고용보장과 독립법인 인정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에 따르면, 하이트주정에탄올은 1997년 부도 이후 부단한 노력으로 2015년 법정관리를 벗어났고, 매년 약 3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이트진로그룹의 경영난이 심각해 모기업인 하이트진로홀딩스는 올해 2월 25일 전주에 본사를 둔 창해에탄올에 하이트진로에탄올의 지분 100%를 매각하는 MOU를 체결했다가, 4월 20일 돌연 매각협상을 종결했다. 이후 경상도 지역에 기반을 둔 주정회사(3개 회사 컨소시엄)에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문이 흘러나오면서, 지역의 향토기업이 사라지고 이곳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생존권이 크게 위협받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노조는 준법투쟁과 함께 서울본사 앞에서 1인 시위에 돌입했다. 익산상공회의소를 비롯한 지역상공인들도 향토기업이 씨가 마르는 상황에서 익산에 뿌리를 둔 하이트진로에탄올마저 없어지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도민의 술로 자리 잡아온 기업이 타 지역 업체 손안에 넘어가는 것은 자존심 문제라는 여론도 비등하다. 노조는 “전북에 연고를 둔 창해에탄올과의 매각협상을 갑자기 결렬시키고 경상도에 위치한 3개 주정사에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 여러 곳에서 확인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룹의 담당자들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으며, 이는 직원들의 고용과 생계는 안중에도 없는 비도덕적인 행태”라며 “당초 약속인 전 직원의 고용보장과 독립법인 인정이 되지 않은 경우, 지역단체와 정치권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 단호히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본사 측에서 27일 오전 향후 매각 진행상황이 있다면 하이트진로에탄올 측에 알려주겠다는 뜻을 밝혀와 협상 여지는 다소 커진 상황”이라며 “준법투쟁과 장외투쟁 강행 여부도 향후 상황을 지켜보고 논의 후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송승욱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