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 전체 매각과 함께 숙련공 고용승계가 마지막 희망

청산가치 1300억보다 수백억 싼 가격 예상.. 관심 클 듯

지난 9월 말 생산라인 가동을 멈춘 (주)넥솔론이 결국 청산절차에 돌입했다. 공장 및 생산시설은 곧 매각될 예정이며 공장에 남아 있던 350여 명의 직원들은 전원 해고됐다. 공장 전체 매각을 통한 고용연계가 노동자들의 마지막 희망으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달 13일 넥솔론의 회생계획안을 폐지하기로 결정한 법원은 파산관재인을 파견해 넥솔론의 청산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태양광 소재분야 1위를 달리던 기업인 넥솔론이 설립 10년 만에 몰락한 기업으로 기록되는 순간이다.

넥솔론 노동조합에 따르면 파산관재인은 이미 전 직원에게 이달 말일을 기한으로 해고한다고 통보했다. 끝까지 회생의 바람을 놓지 않았던 400여 명의 직원들 가운데 이미 이직한 50명을 제외한 350여 명이 이달 말일부로 일자리를 잃게 된 것이다.

넥솔론은 한때 1,000여 명이 넘는 고용으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효자기업이었지만 이젠 수백 명에 달하는 실업자를 양산하며 지역경제에 암울한 그림자를 드리우는 처지로 전락했다.

해고 노동자의 재취업을 위해 익산시와 지역 유관기관이 힘을 모으고 있지만 수백 명에 달하는 실업자들을 흡수할만한 기업이 없어 여의치 않은 게 사실이어서 향후 지역 경제에 미칠 후폭풍이 우려되는 마당이다.

이에 넥솔론 공장을 통째로 매각한 뒤 새 주인이 공장을 재가동하는 방법이 최선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럴 경우 숙련공인 넥솔론 노동자들을 그대로 고용할 수 있기 때문에 노·사 모두 이득이라는 계산도 나온다.

게다가 공장 재가동을 위한 전체 매각 가능성도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법정관리 도중 4차에 걸친 넥솔론의 매각 시도가 실패한 이유는 1300억원에 달하는 비싼 청산가치 때문으로 지목됐다.

그러나 회생이 아니라 파산 뒤 청산을 준비 중인 넥솔론의 가치는 그보다 수백억 원 이상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파산 위기에 처한 넥솔론을 매수한 뒤 회생시키는 것보다 파산 후 매수하는 것이 더 큰 이득이기에 넥솔론의 파산을 기다리는 기업도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분분히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국내 최대의 태양광 기업인 ‘한화큐셀’의 경우 넥솔론이 생산하던 태양광 잉곳과 웨이퍼를 재료로 사용해 태양광 셀과 모듈 등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넥솔론 공장을 전체 매수해 재가동하는 것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저가의 중국산 제품 수입에 의존하는 것보다 자체 생산 능력을 갖출 경우 보다 안정적인 생산능력을 보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문재인 정부도 적극적으로 태양광 산업을 확대 발전시켜 나간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태양광산업이 불황에서 벗어날 가능성도 높다. 해고 노동자들이 공장 전체 매각에 희망을 거는 이유다.

만약 공장 전체 매각이 불발될 경우 설비와 건물 등으로 나뉘어 매각하는 절차에 들어갈 수밖에 없어 돌이킬 수 없게 된다.

넥솔론 노동조합 조수웅 위원장은 “다니던 회사가 청산된다는 사실은 안타깝지만 다른 기업이 공장을 매수해 재가동한다면 숙련인력을 다시 채용할 수 있기 때문에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며 “멈춰진 생산라인을 재가동시키는 것도 오래 될수록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빠른 시일 안에 새 임자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