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심성·소모성 예산 산더미.. 재정비상 무색

재정비상이라는 입장이 무색하게 익산시가 내년도 예산안으로 올해보다 281억원(3.2%)이 늘어난 총 8,968억원을 편성해 내놓은 가운데, 이를 심의하고 있는 시의회 대다수 의원들이 원칙과 기준이 없이 선심성·소모성 예산이 늘어나고 정작 필요한 부채상환의 의지는 보이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놨다.

익산시의 가장 큰 현안과제인 부채해결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며, 내년도 예산안을 꼼꼼히 살피고 철저히 검토해 불요불급한 예산을 걸러내고 잘못된 부분을 반드시 바로잡자고 입을 모으고 있는 시의회 의원들의 입장을 직접 들어봤다.

조규대 의장은 불요불급한 예산을 정리해 실질적으로 시 발전과 시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예산 편성을 강조했다. 조 의장은 “내년도 예산안은 민선6기 들어 첫 본예산 편성인 만큼, 향후 시정운영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척도”임을 강조하며 “이미 의장단 회의를 통해 선심성·소모성 예산을 중점적으로 분석해 과감하게 삭감할 부분은 삭감해야 한다고 의원들에게 요구를 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상임위별 의원들이 각 분야에서 열심히 활동하며 문제점들을 정확히 지적하고 있다”고 공감하면서 “부채상환 공약 관련 예산들이 보이지 않는 반면 홍보비는 오히려 늘었고, 지난 추경 때 부결된 예산들이 공약사업이라는 이유로 다시 편성돼 해당 상임위에서 꼼꼼히 심의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밝혔다.

송호진 기획행정위원장은 “재정비상체제를 선언하고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만큼,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예산을 편성하되 소위 쪼개기 예산 편성을 지양할 것을 그간 누차 집행부에 강조해 왔다”면서 “하지만 예산안을 살펴본 결과 시정운영에 필요한 법적·필수적 경비 등으로 증액되는 부분이 있는 것은 이해하지만, 홍보비 숨기기 예산이나 부채상환 등 주요 공약사업 예산이 보이지 않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큰 틀 안에서 시민의 대표인 의회와의 소통이 부족한 점을 다시 한 번 지적했다. 송 위원장은 “규모가 크고 굵직굵직한 사업의 경우 예산 편성시 의회와의 대화나 이해·설득의 과정이 필요한데,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아 괴리감이 들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기획위의 경우, 개인차는 있지만 초선·다선의원 할 것 없이 모두 나름의 원칙과 소신을 가지고 예산안 심의에 임하고 있다”면서 “의원들 간 충분한 의견교환 및 토론을 통해, 편법적으로 숨겨진 예산을 솎아내고 선심성 예산을 꼼꼼히 검토하도록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박종대 의원은 “기업유치와 관련 생산성 예산은 거의 편성되지 않거나 감액된 반면, 광고료 등 이른바 선심성·소모성 예산은 상대적으로 과도하게 편중돼 편성된 부분이 많다”면서 “꼼꼼한 검토와 심의를 통해 잘못 편성된 예산은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연식 의원은 “이미 많은 부분에서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는 것 같다”면서 “동료 의원들과 함께 꼭 필요한 예산 외 불요불급한 예산에 대한 심의를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유재구 의원은 “초선이다 보니 모든 부분의 전체적인 흐름을 명확히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기에 더욱 더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실제 시 발전을 위한 생산적이고 투자적인 예산에 비해 행사성·소모성 예산이 많이 편성돼 있어, 재정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집행부의 의지가 보이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산업단지 분양의 경우 부채상환의 최고 관건인 만큼, 원칙과 기준 없이 즉흥적으로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TF팀이나 유치단을 구성해 직접 발로 뛰며 더욱 강도 높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유선 의원은 “신규로 세워진 예산들이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있다”면서 “동료 의원들과 함께 꼼꼼히 살펴 삭감할 부분들은 삭감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윤영숙 의원은 “아직 초선이라 세부적인 내용까지 속속들이 파악하기에 부족한 점이 있지만, 큰 틀에서 바로잡아야 할 부분을 놓치지 않으려 한다”면서 “특히 업무추진비나 공무원 성과금 등은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편성해야 하기 때문에, 중점적으로 면밀한 검토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사업 예산을 4분의 1가량으로 감액해 편성한 것은 안 세우는 것만 못한 경우이며, 지난 추경에서 삭감된 예산을 변칙적으로 세워놓은 것 또한 잘못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임형택 의원은 그간 문제점으로 지적돼 온 부분들을 조목조목 분석했다. 우선 홍보비의 경우 의원 전원이 함께 원칙과 기준에 따라 정리한다는 입장임을 밝혔다. 또한 시립교향악단이나 역사문화재단처럼 이후 고정예산이 지속적으로 수반되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공약사업이라는 이유로 전문가 평가나 의견수렴의 과정 없이 일반적으로 편성된 예산의 경우나, 지난 추경에서 의원들 간 충분한 토론과 전문가 및 시민단체와의 의견수렴을 통해 부결된 이후 아무런 대안 없이 또다시 편성된 광역상수도·함열 이전 관련 예산의 경우를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꼽았다. 이어 그는 “급식이나 원어민강사 등 교육관련 예산이나 380여개 중 180여개 단체의 예산이 전액 삭감된 사회단체보조금 등은 결국 아이들이나 시민들에게 돌아갈 몫이 줄어든 것”이며 “재정비상이라는 이유로 시민 삶의 질과 밀접한 예산들은 삭감하면서, 정작 부채상환을 위한 기업유치 등과 관련된 예산은 아무런 대책이 없어 보이며 현상유지조차도 어려워 보이는 상황”이라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김충영 보건복지위원장은 신규 사업 예산편성의 정책적 판단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모든 사업에 대한 전권을 시장이 쥐고 있어 원활하지 못한 사업추진과 예산편성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중요 계속사업을 이어나가는 것에 비해 신규 사업을 벌이는 것이 현재의 재정상황과 시 발전방향에 비춰 옳은 판단인지 꼼꼼히 살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국가 차원에서 점점 줄어들고 있는 복지 관련 예산편성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지역주민들을 위해 해야 하는 소규모 주민숙원사업의 경우마저 사전 소통과정의 부재로 인해 뒤늦게 수정예산으로 편성하는 일이 다반사이며, 이는 국·과장 등에게 직급에 맞는 결정권한이 없고 시장이 전권으로 모든 사항을 결정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는 결국 시스템 부재이고, 조직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게 하는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대오 의원은 “선심성·소모성 예산 등 여러 부분에서 지적들이 나오고 있어, 잘못된 부분은 동료 의원들과 면밀히 검토해 함께 바로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종오 의원은 “계속해야 할 중요 사업들을 뒤로 하고 아직 급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신규 사업들과 관련된 예산들이 다수 포함돼 있는 것 같다”면서 “특히 지역 주민들과 밀접한 사업들을 꼼꼼하게 살피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소병홍 의원은 “낭비성·선심성 등 불필요한 예산이 다수 편성된 것 같다”고 진단하며, “시 재정상황이 어렵기 때문에 예산편성에 있어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동연 의원은 “초선이기 때문에 부족한 점이 많지만, 합리적인 이유가 반드시 요구되는 신규 사업 부분을 세밀하게 살펴보고 있다”면서 “특히 시청 일부 함열 이전과 관련된 예산 등 구체적인 계획 없이 편성된 경우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황호열 산업건설위원장은 재정비상체제 속 선심성 예산 편성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황 위원장은 “시민들에게 직접적으로 혜택이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일회성·소모성인 사업을 위한 예산편성은 현재 재정상황 속에서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부분”이라며 “이는 곧 시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셈이기 때문에, 삭감할 부분은 과감히 삭감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서 의원은 시가 재정이 어렵다면서 신규 사업 예산을 대폭 편성한 데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 의원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신규로 편성된 예산들은 다시 한 번 확인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박경철 시장이 매달 월급 100만원을 반납한다면서 정작 업무추진비는 증액한 것은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어 “시민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는 중요 계속사업을 전임 시장의 사업이라는 이유로 내치는 것은 부적절하며, 이는 곧 구관이 명관이라는 것을 증명하게 되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강경숙 의원은 “초선이지만, 지난 추경 이후 예산안을 보는 눈이 나름 생긴 것 같다”면서 “특히 원칙과 기준 없이 입맛대로 편성된 예산을 꼼꼼히 살피겠다”고 다짐하며, “신규로 편성된 예산이나 기준 없이 삭감된 사회단체보조금 예산, 그리고 지자체에 우호적인 언론사에게 편중된 홍보비 등을 꼼꼼히 살펴 철저하게 바로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열 의원은 “특히 지역구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농업 관련 예산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있다”면서 “농가에게 직접 배분되는 형식의 각종 예산들이 전반적으로 35~40% 정도 삭감돼, 오히려 집행부에 증액을 요구해야 할 판”이라고 지적했다.

조남석 의원은 “농업 관련 예산들이 제대로 편성되지 않아, 지역 농민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면서 “지역구인 북부권 농민들을 대변하는 입장에서 관련 예산을 철저하게 살펴보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철원 의원은 “민선6기 첫 본예산이라 어느 때보다도 집행부의 의지가 담겨 있을 것이기 때문에 존중은 하지만, 재정이 어렵다고 시민들의 삶과 밀접한 예산들은 삭감하면서 불요불급하다고 판단되는 많은 예산들이 세워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사건립기금 심의와 관련해 조례상 위촉해야 하는 시의원 2명을 제외하고 일방적으로 서면심의를 진행하는 등 불통의 모습이 여전하다”면서 “무조건 반대만을 하는 의회가 아니기 때문에 대화와 설득의 과정을 거치면 쉽게 풀어갈 수 있는 문제들이 소통의 부재로 어렵게 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김용균 예결위원장은 무엇보다 시민을 위한 예산편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경기불황이나 정부시책 등 좋지 않은 여건 속에서 어렵게 편성한 예산안이지만, 소모성·선심성·행사성 예산이 다수 포함돼 있는 것 같다”면서 “시 발전과 시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미래성장동력이나 서민복지와 관련된 예산의 확충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원칙 없이 세워진 홍보비와, 충분한 토론과 심의를 거쳐 지난 추경에서 부결된 광역상수도와 함열 이전 관련 예산들이 별다른 조치 없이 그대로 다시 편성된 점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김정수 의회운영위원장은 “민선6기 들어 첫 번째로 편성하는 본예산이, 사회적 약자를 위한 예산은 축소하고 부채청산을 위한 예산은 모양새만 겨우 갖춘 모습이 역력하다”고 지적하면서 “잘못된 부분은 반드시 바로잡겠다”고 천명했다. 또한 “언론과 관련된 홍보비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개인적으로는 명확한 원칙과 기준 없이 무분별하게 세워진 홍보비를 바로잡아 발행부수 등 홍보효과와 시 발전을 위한 노력 등을 고려해 차별을 두고, 특히 신규로 편성된 경우에는 더욱 꼼꼼히 들여다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