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밋빛 청사진 대신 골프장 아귀다툼만.. “주민에 돌려줘야”

지난 10일 전주지방법원 파산재판부(판사 구창모)가 웅포관광개발(주)에 직권 파산을 선고하면서 웅포 관광지 조성 사업을 엉망으로 이끌었던 회사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법원은 파산관재인을 선임해 청산 절차에 돌입했으며 이 과정에서 일부 회원권 소지자들은 피해를 볼 수 있으며 익산시는 금강권 관광지 조성사업 전반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보인다.

이에 이제라도 골프장의 새 운영 주체 측에 관광지 개발 사업을 정상적으로 추진하도록 요구하는 한편 주민들에게 혜택을 돌려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웅포 관광지 조성사업을 추진한 웅포관광개발(주)는 2007년 핵심 시설인 웅포 골프장을 조성하고도 후속사업으로 계획된 호텔과 콘도, 골프학교 등의 각종 시설 개발은 손도 못대거나 마무리하지 못한 채 부도를 맞았다. 가짜회원권 발행 및 대출사기 등 온갖 비리에 휩싸이며 골프장 가치보다 큰 3,300억 원에 달하는 채무만 지게 됐다.

이에 골프장 조성 당시 토지를 수용당하며 십여 년 동안 관광지 개발에 한낱 희망을 걸어 왔던 주민들을 비롯해 익산시민들은 허탈함을 감출 수 없었다.

골프장이 정상 운영이 어렵게 되면서 한 사업자가 시세차익을 노리고 은행이 보유한 채권을 싼 값에 매입하기도 했으나 1,834억원에 이르는 회원들의 권리 보장과 회생문제 등이 복잡하게 얽히며 해결이 난망해졌다. 증발된 돈이 골프장 가치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었다.

이에 최종적으로 법원은 웅포관광개발(주)의 직권 파산을 선고하기에 이르렀다. 이로써 두 회사가 18홀씩 운영하고 있는 기이한 구조가 해소될 전망이다. 지금까지 (주)베어포트리조트가 베어코스 18홀을, 웅포관광개발(주)이 리버코스 18홀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러나 웅포관광개발(주)이 파산된 뒤 청산절차 과정에서 특정 세력이 웅포 골프장의 이권을 차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파산을 반대하며 주주 형태의 골프장으로의 회생을 추진해온 회원통합위원회에서도 파산은 회원의 권리를 빼앗으려는 수작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골프장 운영을 두고 다툼이 벌어지는 것을 두고 점차 관광지 조성사업에 대해서는 무책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관광지 조성의 첫 단계이자 핵심 수익사업이었던 골프장에 주변 관광지 개발 사업에 대한 책임이 부여되어 있다는 목소리인 셈이다.

이를 위해 토지를 수용당한 주민들 역시 골프장을 운영하는 사업자가 관광지 개발사업의 책임을 안는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몇몇 사업자가 골프장 운영권만 독식하는 것은 막아야 하며 웅포 관광지 조성사업이 새롭게 나아갈 수 있도록 익산시의 적극적인 대안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웅포면 주민 최 모씨는 “골프장을 파산시키면 빚은 청산될지 몰라도 책임은 그대로 물어야 할 것이다”라며 “그것이 익산시가 바로잡아야 할 일이며 주민들의 아픔을 달래는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