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창출 등 중요 계속사업 추진 경색.. 국비확보 노력 ‘헛수고’
보다 공개적 선별적 조정 필요

박경철 익산시장의 ‘재정비상체제’에 돌입한 익산시가 올해 추진 중인 예산사업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통해 시비 56억원을 절감했다고 밝혔지만, 이에 따른 국·도비 48억원 반납과 중요 계속사업 중지 등의 문제점이 도출되고 있다.

그동안 추진되고 있던 사업을 연기하거나 중단해 어렵게 확보한 국·도비를 반납하고, 중요 계속사업의 추진여부마저 불투명하게 만드는 익산시의 재정운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익산시는 박 시장이 당선된 이후 추진단계에 있는 사업을 비롯해 민간보조금 지급 등을 전면 중단하고 예산사업의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부채상환을 위한 재정비상체제를 부르짖는 박 시장의 의중이 강력하게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이에 시청 각 부서는 시장 지시사항으로 불필요하거나 연기할 수 있는 사업을 가려내기 위해 추진 중인 사업들을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이에 익산시 일반회계에서 올해 추진하고 있는 총 6천3백7십억원에 달하는 6,164건의 예산사업 가운데 총 449건 56억여원의 사업비가 절감 가능한 사업으로 선택됐다.

익산시는 지난 8일 열린 재정비상체제 현안 브리핑에서 이와 같은 내용을 밝히고 절감된 56억원 중 16억원은 지방채 조기상환을 위한 재원으로, 나머지 40억원은 KTX서부역사 진입로 개설 비용을 위한 지방채 발행을 취소하고 대체 예산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업취소 등으로 확보됐다는 56억원에 대한 주요 내역을 확인한 결과 시비와 매칭돼 있는 국·도비 48억원 상당이 함께 반납되는 실정이며, 중요 사업으로 계속 추진 중인 사업들이 대거 취소 사업으로 설정돼 있는 등의 문제점이 발견됐다.

또한 소모성행사비 위주로 줄였다는 설명과는 달리 대부분 민간 자본보조 사업 등으로 사업추진이 미진한 탓으로 자연스럽게 발생한 사업비 반납이 주를 이뤘다. 반면에 홍보성 예산의 경우엔 국가식품클러스터 분양을 위한 캠페인을 위해 책정한 6천5백만원 등 소규모가 대부분이며 부서에서 필요한 예산이지만 홍보비에 속하기 때문에 취소 사업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번에 예산을 반납한 사업 가운데에는 주얼리고급인력양성사업(1억원), 청년취업2000사업(7억7천만원), 법인택시감차보상지원(3억5천만원) 등도 속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예산절감을 빌미로 반드시 필요한 현안사업들을 무리하게 중단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는 형편이다.

결과적으로 익산시는 국비를 확보해 놓고도 시비 매칭을 포기하면서 발생하는 손해를 감당해야 하는 한편, 중요 계속사업도 강력한 예산절감이라는 틀 아래서 제대로 된 추진 동력을 담보하지 못하게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취소사업과 관련한 한 공무원은 “해당 사업의 추진을 전면 취소하는 것이 아니라 정상 추진하면서 남는 반환금이나 이월금, 자연스럽게 매칭되지 못해 반납해야 하는 예산이 반영된 것이며 사업 추진은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익산시의 긴축재정운용에 대해 한 시민은 “이미 긴축재정 상황인데 더 허리띠를 졸라 매라고 하면 자칫 중요 사업이 중단될 우려도 있다”며 “무조건 쓰지 않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효율적으로 예산을 사용하는 것이 재정비상체제를 극복하는 지름길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