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익산간 66분 소요.. 저속철 논란 해소될 전망

저속철 논란이 일었던 호남선 KTX가 결국 서대전역을 경유하지 않고 광주와 여수로 직행하게 됐다. 10년간 9조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호남고속철도 건설의 근본 취지를 살려야 한다는 호남권 지자체 및 지방의회, 시민사회단체들의 주장을 국토교통부(장관 서승환)가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관련기사 4면>

지난 1월 7일 한국철도공사가 국토교통부에 서대전역을 경유하는 KTX 호남고속철도 운행계획(안)을 제출함에 따라, 익산시를 비롯한 호남지역에서는 “호남고속철도가 서대전역을 경유하게 되면 운행시간이 늘어나면서 저속철이 될 뿐만 아니라,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은 고속철도 건설의 근본 취지에도 어긋나며 국책사업의 실효성도 거두기 어렵게 된다”면서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여기에는 익산시를 비롯한 도내 5개 시장단은 물론, 전북도의회와 14개 시군의장단, 광주·전남지역 지자체와 지방의회, 호남권 상공회의소,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강력하게 서대전 경유를 반대했으며, 전정희 의원과 전북도 황현·김연근 의원, 조규대 의장을 비롯한 익산시의회 의원들은 서울 상경집회 및 청와대 앞 1인 시위에 동참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같이 호남권의 거센 반발이 이어지며 지역갈등까지 심화되자 결국 국토교통부는 당초 3월로 예정됐던 호남선 KTX 전면 개통을 4월로 연기하고, 약 1개월 동안 관련 지자체와 철도공사 등의 의견을 수렴해 지난 5일 호남선 KTX 운행계획을 확정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오는 4월 개통을 앞두고 있는 호남선 KTX는 전부 서대전역을 거치지 않고 광주송정·목포와 여수로 직행하게 된다. 오송역~광주송정역 구간 고속철 개통에 따라 현재 일반철도 호남선 구간으로 운행되는 KTX는 모두 고속철도를 이용해 운행되며, 현재 주말기준으로 하루 62회와 수요창출과 이용편의를 위해 증편되는 6회 모두 서대전을 경유하지 않고 호남으로 직행한다.

이에 따라 호남선 KTX를 이용하면 용산에서 익산까지 66분이 소요돼, 그동안 논란이 됐던 저속철 우려도 해소될 전망이다.

아울러 국토부는 현재 KTX를 이용하고 있는 서대전·계룡·논산 지역의 주민들을 위한 보완대책으로 서울에서 충남지역만을 잇는 하루 18회의 KTX를 별도로 운행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 지역을 운행하는 KTX는 익산 이하 호남구간을 운행하지 않으므로 대전·충남과 호남권 이동편의를 위해 익산역에서 KTX 연계환승이 편리하도록 하고, iTX-새마을 등 일반열차도 증편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각 지역의 의견과 운영기관의 의견을 충분히 감안해 운행계획을 정한 만큼, 지역에서도 논란을 끝내고 호남고속철도가 성공적으로 개통·운영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협조를 바란다”면서 “향후 운영과정에서 수요에 맞게 탄력적으로 운행계획을 조정해 나가고, 특히 내년에 수서 KTX가 개통되면 KTX차량이 늘고 선로여건도 개선되는 만큼 수요에 따라 운행횟수도 증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