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석유공사가 캐나다 하베스트社 하류부문(NARL) 인수 당시 “정유부문 효율성이 낮다(경제성이 없다)”는 검토의견을 받고도, 이를 무시하고 하류부문 인수계약을 강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석유공사는 캐나다 하베스트사 인수 당시 갑작스런 하류부문(NARL) 인수제안을 검토하기 위해 2009년 10월 17일 국내 민간정유회사인 GS칼텍스에게 자산평가 검토를 의뢰했고, 10월 20일 GS칼텍스 측으로부터 정확한 자산평가 대신 NARL의 효율성이 낮다는 의견을 받고도 바로 다음날인 10월 21일 하베스트사 하류부문(NARL) 인수계약(9억3,000만C$/ 한화 9,012억원)을 강행했다. 2015년 1월 감사원 보고서에 따르면, 강영원 전 석유공사 사장은 2009년 10월 17일 경기고 동창인 나완배 당시 GS칼텍스 사장에게 개인적 친분을 이용해 캐나다 하베스트사의 하류부문인 NARL(정유시설)의 자산 가치를 평가해 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GS칼텍스 정유사업부문 직원 2명은 당시 나완배 사장의 지시로 곧바로 캐나다로 떠나 2009년 10월 19일부터 20일까지 이틀간 NARL에 대한 자산평가를 진행했다. 이들은 석유공사 직원들과 함께 NARL측 관계자들로부터 정유공장의 현황 및 향후 계획을 청취하고 정유공장 효율성 평가 자료를 추가로 요청해 전달받은 후 검토의견을 작성해 석유공사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전정희 의원실 취재 결과 NARL을 포함한 북미지역 정유시설은 규모면이나 현대화 측면에서 경쟁력이 없다는 것이 정유업계의 정설이었고, 따라서 GS칼텍스 직원이 캐나다 캘거리에서 석유공사에게 전달한 검토의견 역시 ‘NARL의 정유공장은 효율성이 매우 낮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당시 GS칼텍스가 석유공사에 전달한 검토 의견서는 NARL 측에서 제공받은 정유공장 현황 및 향후 계획과 정유공장 효율성 평가 자료 그리고 정유부문 북미지역 향후 전망 등 총 3페이지로 구성됐고, 이 자료는 현지(캐나다 캘거리)에서 석유공사 측에 전달한 뒤 폐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 석유공사는 하베스트사 정유시설 인수과정에서 GS칼텍스 측의 검토의견의 내용을 왜곡해 NARL 인수를 정당화시키는 데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 감사보고서(2015년 1월)에 따르면 강영원 전 사장은 2009년 10월 29일 석유공사 제359차 정기 이사회에서 비상임이사들이 정유부문 계열사의 사업성에 의문을 제기하자, GS칼텍스 측의 검토의견을 마치 민간 전문가에 의한 실물 실사와 자산가치 평가를 거쳤다는 것으로 답변한 사실이 확인됐다. 하지만 GS칼텍스 측 검토의견과 관련 석유공사 측은 하베스트사 하류부문에 대한 검토의뢰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나섰다. 석유공사 해외자산 인수관련 담당자는 전정희 의원실과의 통화에서 “당시 GS로부터 검토보고서(의견서)를 받은 적이 없다”면서 “우리가 돈을 주고 부탁한 출장이 아니라 GS에서 자비로 간 것이기 때문에 GS가 우리에게 보고서를 줄 의무도 없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자문료가 나간 적이 없기 때문에 결과물을 받을 이유도 없다는 어설픈 해명이었다. 여기가 바로 석유공사가 자문료도 주지 않고 GS칼텍스에게 무상으로 자산평가검토를 의뢰했다는 갑(甲)질 논란이 벌어지는 대목이다. 일반적으로 국내에서 정유시설을 인수할 때에도 최소 6개월 동안 가치평가와 시험운전 등을 하기 때문에 평가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하류부문을 한 번도 운영해 본 적이 없는 석유공사는 메릴린치 보고서에 근거해 단 4일 만에 검토를 마치고 인수를 결정했다. 그 결과 석유공사는 2009년 NARL 인수 및 지난해 11월 재매각을 하면서 최소 1조 3,371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전정희 의원은 “석유공사가 하베스트사 하류부문을 인수하면서 민간기업의 부정적 검토의견을 무시하고 하베스트사가 제시한대로 9,000억원에 인수한 것은 명백한 배임행위에 해당한다”면서 “석유공사의 이 같은 배임행위는 자주개발률 달성이라는 복병이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산업부도 하베스트사 상류부문의 자산이 과대평가돼 인수됐다는 사실을 국책기관 검토를 통해 알고 있었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석유공사 역시 하류부문 인수제안에 국내 민간 기업으로부터 경제성이 없다는 검토의견을 듣고도 무조건 인수했다는 것은 국민들의 입장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4조5,000억원이라는 국부를 투입한 부적절한 하베스트사 인수와 관련한 모든 의혹을 국정조사를 통해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승욱 기자 | 
